금융연구원은 19일 금융위원회의 연구용역을 받아 만든 ‘금융인력 기초통계 분석 및 수급전망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금융권 종사자의 16.5%가 1억원이 넘는 급여를 받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는 금융연구원이 지난해 10월부터 11월까지 은행·증권·보험 등 국내 7개 금융업종의 1070개 회사 20만6699명의 설문을 받아 분석한 결과다.
억대연봉자가 가장 많은 업종은 단연 은행이었다. 우리나라 시중은행을 다니는 직원 중 23.3%는 지난해 급여가 1억원을 넘겼다. 자산운용·신탁 회사 역시 억대 연봉자 비율이 22.8%에 달했다. 반면 증권업과 보험업은 상대적으로 억대연봉자 비중이 낮았다. 보험업은 전 직원의 11.8%만 1억원이 넘는 급여를 받았고 증권·선물업종에서는 12.1%가 억대연봉자였다. 카드사 등 여신전문회사 역시 5.5%에 불과해 급여 수준이 은행에 크게 못 미쳤다.
금융사는 투자은행(IB)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에게 높은 연봉을 챙겨주고 있었다. 투자은행 업무 담당자 중 1억원이 넘는 급여를 받는 비중은 25.5%에 달했다. 7500만원 이상을 받는 이들까지 포함하면 총 48.9%로 투자은행 담당자의 절반 이상이 연간 7500만원이 넘는 돈을 받고 있었다. 반면 보험과 영업지원 파트에서 일하는 이들은 각각 4.7%, 13.1%만이 억대 연봉을 받았다.
최근 최초의 여성 은행장까지 등장하며 금융권에도 여풍(女風)이 불고 있지만 막상 직원 대부분은 후선업무로 밀려나 있었다. 금융권 종사 여성 중 76.6%가 은행 창구, 고객 관리 등 영업·마케팅 부문에 배치됐다. 11.9%는 경영지원 등 후선 업무를 담당했다. 자산운용·자산관리·IB 등 고액 연봉을 받을 수 있는 핵심자리에서 여성의 비중은 11.5%에 머물렀다.
1070개 금융사의 올해 채용규모는 7642명으로 조사됐다. 이 중 신입직이 6236명(81.6%), 경력직은 1406명(18.4%)이었다. 업권별로는 보험이 4102명으로 가장 많았고, 은행(2114명), 상호저축(471명), 여신전문(425명) 순이었다.
금융연구원은 금융권에 기존과 다른 인력에 대한 수요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금융사에 축적된 정보를 이용해 새로운 데이터를 발견할 수 있는 ‘빅테이터 활용 인력’과 최근 갈수록 중요해지는 개인정보 및 IT보안관리를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보안전문 인력’의 필요성이 대두된다고 강조했다.
금융연구원은 “향후 노령층 중심으로 위험기피도가 높아지고 안전자산 등의 수요가 높아진다며 금융산업에도 새로운 인력이 필요해진다”며 “금융사의 인수·합병(M&A)이 늘어나면서 관련 전문 인력도 금융권이 확보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