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 직후 서울을 찾은 류 부부장은 21일 외교부 청사에서 이경수 외교부 차관보와 한·중 고위급 회담을 갖고 이런 내용의 방북 결과를 우리 측에 설명했다. 류 부부장은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을 찾은 중국의 최고위급 인사다. 또 중국의 고위인사가 방북 직후 서울을 찾은 것도 처음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기자들에게 “북측은 류 부부장에게 비핵화는 김일성 국가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훈으로, 비핵화 입장엔 변화가 없으며 조건 없는 조속한 6자회담이 중요하다는 기본 입장을 반복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류 부부장은 장성택 처형 이후의 북한 정세와 관련해 “북한은 (표면적이지만) 기본적으로 안정돼 있으며,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유일영도체계가 확립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우리 측에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또 북측 역시 남북관계 개선을 바라고 있지만 한·미 연합군사훈련은 한반도 정세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거듭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류 부부장은 우리 정부에도 “각 측이 (최근 대화 국면을 감안해) 불안을 조성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고, 우리 정부는 연례적이고 방어적인 성격의 훈련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고위 당국자는 전했다.
류 부부장은 방북 기간 박의춘 외무상과 6자회담 북측 수석대표인 이용호 외무성 부상 및 김형준 부상, 김성남 노동당 국제부 부부장, 이철석 국가경제개발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잇따라 만났다. 류 부부장의 이번 방북에선 북·중 정상회담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류 부부장과 이 차관보는 고위급 회담에서 한·중 양국 관계의 발전은 물론 북핵불용의 원칙 하에 북한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이루기 위해 양국이 함께 노력할 것을 재확인했다. 이 차관보는 앞서 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류 부부장이 북한 방문에 이어 곧바로 한국을 방문한 것은 양국 간 전략적 소통과 협력이 정착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류 부부장은 22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 등을 만난 뒤 출국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