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미국은 지난해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나온 ‘한·미동맹 60주년 기념 공동선언’을 통해 “한·미 양국은 비핵화, 민주주의, 자유시장 경제원칙에 입각한 평화통일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고 밝혔다. 중국도 지난해 6월 한·중 정상회담의 ‘한·중 미래비전 공동성명’에서 “중국은 남북한이 대화와 신뢰에 기반해 관계를 개선하고 궁극적으로 한민족의 염원인 한반도의 평화통일 실현을 지지한다”고 밝힌 상태다. 러시아 역시 지난해 11월 한·러 정상회담을 통해 강력한 통일 한국의 역내 역할에 대한 기대를 표명하는 식으로 사실상의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그러나 이는 한반도 통일에 대한 원칙론일 뿐 실제로 본격적인 항구적 평화체제 논의에 들어갈 경우 통일에 대한 각국의 입장이 고스란히 드러날 수밖에 없다. 이는 국제정치적 고려, 특히 정전협정 당사자인 미국과 중국 간 국익이 첨예하게 얽힌 사안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각에선 정부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추상적인 통일 공감대 형성보다는 우선 남북 관계 개선부터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외교 전문가는 26일 “통일 한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감대를 얻는 것도 빼놓을 수 없지만 일단 남북 간에 꾸준한 대화를 이어가고 신뢰를 구축해 북한 변화를 이끌어 내는 노력이 전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