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CEO, 규제완화·행정 간소화 등 요구

제약업계 CEO, 규제완화·행정 간소화 등 요구

기사승인 2014-03-07 15: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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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여유 필요하다”…“70억 인구 시장으로 진출해야”

[쿠키 건강] 식품의약품안전처장과 제약업계 CEO들이 만나 올해 제약산업 정책을 공유하고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에서 제약사 대표들이 규제 정책의 완급 조절과 행정절차 간소화 등을 주문했다.

명인제약 이행명 회장은 "최근 제약업계가 약가인하나 모든 면에서 어려움에 봉착해있다. 식약처가 만든 규정이나 흐름이 제약업계가 가야할 길이겠지만 현재 제약업계가 대처해야할 사안은 너무 많아 쫓기는 것이 현실"이라며 "완급을 조절하고 여유를 주셨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정승 식약처장은 "혹시 그런 부분이 있다면 나중에라도 서면으로라도 구체적으로 말해달라"고 운을 떼며, "완급을 조절해야할 필요성이 있는 것들을 할 수도 있지만, 약값인하문제를 해결하려고 5000만명 바라보며 돈버는 시대는 지냈다. 이제는 70억인구 바라보고 돈버는 시장으로 어떻게 나아갈지 고민해야할 때"라고 말했다.

또 "70억 시장을 진출하려면 식약처 능력도 국제적으로 인증을 받아야 하며 기업들의 능력도 같이 높아져야 한다. 말하는 부분은 항상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검토하겠지만 이런 희망과 욕심이 있다. 임기 동안 얼마만큼 할지는 모르지만 법적 기반이나 예산 등을 조절해 연구할 것은 하고, 구체적인 부분을 말씀하시면 긍정적으로 대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행명 회장은 "소포장을 옵션으로 규정하다 보니 문제가 있다. 얼마전에는 항정약을 8톤 트럭 두 대 분량을 버렸다"며 "포장같은 것들이 차지하는 원가비율도 높고 의약품 폐기도 바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관리자가 지켜봐야하는 등 문제가 있으니 감안해 자율화를 했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이에 식약처 측은 "제약협회 홈페이지에 소포장 문제의 애로사항을 올리면 해소해주는 것이 있는데 이미 상당기간 운영해서 소포장 비율 자체를 좁혀가는 사안이다. 그러나 여전히 제약사에 갈증이 있다는 것도 이해가 된다"며 약사회 등과 의견을 조율해 문제 해결을 위해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대웅제약 이종욱 사장은 "지금 식약처는 발빠르게 기업을 선도하고 있다. PIC/S도 벌써 조기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기업들도 빨리 수준을 올려야겠다는데 공감한다"고 말한 뒤, "국내 품목허가 승인이 좀 더 가속화돼야 한다. 허가 승인이 해외 진출을 목적으로 하는 품목의 경우 더 빨라질 수 있도록 관련 행정절차 등이 시스템화 됐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유무영 의약품안전국장은 "식약처가 리딩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결국 식약처 수준은 업계의 수준과 같다. 호흡도 항상 맞추며 별개의 행정으로 가지는 않는다"고 설명하며 "PIC/S나 해외진출 목표 품목의 신속허가 문제는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맞춤형 형식의 제도 도입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제약협회 이경호 회장은 제네릭 의약품 품질검증 사업에 대해 "사업 내용에는 공감하지만 생동성시험과 관련된 내용으로 접근하면 식약처 허가에 대한 의문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유통되는 약에 대한 동등성 문제는 오리지널도 100% 같지 않을 것이다. 제약업체들이 품질 QC를 철저히 하는 것은 기본이며, 이를 관리해 오리지널과 제네릭이 동등한 효과를 갖는 것이 논리적인 것"이라며 유통의약품의 품질관리를 QC관리 차원에서 접근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유 국장은 "오리지널과 제네릭이 같으니 성분명처방으로 가야한다는 등 다른 관점에서 아전인수격으로 판단되는 경우가 있어 이슈가 넘어가는 것은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한다"며 "오리지널과 제네릭도 변동성이 있다고 보기때문에 이를 어떻게 좁혀서 프로세스 전반에 대한 quality by design을 통해 생동성시험만으로 끝내는 것이 아닌, 그 부분에 대한 충분한 인식을 갖고 품질강화에 연계될 수 있도록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답했다.

사노피아벤티스 배경은 대표는 "희귀의약품은 시장규모도 작고 개발비용 회수에도 한계가 있는데 PMS도 부여되지 않아 이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요구했다.

유 국장은 "미국의 희귀의약품제도와 우리는 포커스가 다르다. 외국은 수익성이 발생하지 않는 희귀의약품에 보상 측면에서 독점권 확보 등 개발을 지원하는데, 우리는 개발 중심이 아니라 사용자 중심에서 치료의 신속성 확보 등에 포커스를 맞춰 제도가 운영됐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현재 방점은 신속도입이나 치료 확대에 맞춰질 것"이라며 "오프라벨 방식의 퍼블릭 도메인을 끌어들이는 작업이나, 개발된 것의 보호측면에 대한 판단이 있으니 이를 병행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꼐가라는 말이 있듯, 식약처 혼자만 빨리 가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식약처의 역할을 명심해 문제제기 해주시면 같이 호흡하는 차원에서 함께 인식을 갖고 노력하겠다"고 말을 맺었다.

한편 사전 건의·질의 사항으로는 안전성·유효성이 확보된 성분의 표준제조기준 추가 및 1일 최대 함량 확대 요구가 있었고, 식약처는 표준제조기준에 안전성·유효성이 확보된 처방을 지속적으로 추가할 계획(2013년 표준제조기준 고시 개정으로 외용진통제, 외용진양제 추가)이며, 1일 최대 함량 확대는 해당 성분의 사용예와 임상자료 등 근거자료 검토 후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또 품목별 사전 GMP 평가 제도에 조기 실사 실시, 제출자료 면제 확대, 실사일정 사전조율, 식약처 인력 확충 등이 필요하다고 요구했고, 식약처는 '민원인 밀착형 실무위주 간담회(의약품품질과 주관)'를 개최해 GMP 서류 작성 시 애로사항 청취 및 보완 감축 정책방향 등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GMP 평가에 따른 소요기간 장기화는 현재 실사 인력이 한정돼 당장 기간을 줄이기는 어렵지만, 향후 위해성 중심의 평가전환으로 사전 GMP 평가대상 축소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일련번호가 추가된 바코드 부착 의무화 시점을 연기해달라는 요청에는, 바코드와 관련된 업무는 여러 부처가 관련된 것으로 복지부, 심사평가원 등 관련 부처와 협의해 제도 시행에 어려움이 없도록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OTC 임상시험 지표 결정을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과 허가자료를 간소화 시켜 달라는 건의에는 알레르기질환과 위염 등 OTC에도 적용가능한 임상시험 평가지침을 마련한 바 있으며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이어 표준제조기준 의약품을 지속 확대하는 등 OTC의 자료제출 범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겠다고 부연했다.

나고야의정서 비준에 따라 제약업계에 극심한 피해가 우려되며 이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요청에는 현재 나고야의정서 관련 부처와 합동으로 '유전자원의 접근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정을 추진 중이며, 해외 유전자원 정보제공 등을 위한 센터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또 제약협회를 중심으로 지원·보완 대책 등을 제출하면 제약업계의 피해가 최소화 될 수 있는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칼업저버 김지섭 기자 jskim@monews.co.kr

송병기 기자
jskim@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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