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人터뷰] “진짜 사나이, 구릿빛 피부도 좋지만 썬크림은 발라야”

[쿠키人터뷰] “진짜 사나이, 구릿빛 피부도 좋지만 썬크림은 발라야”

기사승인 2014-03-28 11: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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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준 이지함 피부과 원장, "군인도 피부관리 중요"

[쿠키 생활] 남성들의 피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남성 화장품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는 일반인들만의 얘기가 아니다. 국군 장병들 역시 피부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는 요즘이다.

군인들은 각종 훈련으로 인해 병사의 60%가 하나 이상의 피부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한 군 생활을 위해서라도 피부관리는 필요한 것이다.

이에 박준 분당 이지함 피부과 원장은 피부질환을 가진 병사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군장병을 위한 피부질환 지침서'를 집필ㆍ발간했다.

◇"군인 피부질환 건강한 군생활에 영향 미쳐"

◇군부대에서도 개인적 화장품 사용토록 해야


박 원장은 군의관 생활을 함께 했던 피부과 전문의 7명과 뜻을 모아, 피부질환으로 불편함을 겪고 있는 병사들이 건강한 군생활을 할 수 있도록 피부관리 지침서 집필을 시작했다.

“군장병을 위한 피부질환 지침서 대표 저자인 배정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건강한 병사의 60.4%에서 하나 이상의 피부질환이 나타났습니다. 피부질환은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누구나 한 가지 정도 불편함을 호소하며 여드름, 무좀, 옴 등은 건강한 군 생활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치고 있었습니다. 피부질환으로 군병원의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온 어린 장병들의 피부가 너무 악화돼 있어 마음이 아픈 적이 많았습니다."

박 원장은 자세한 설명을 통해 피부질환 관리법을 알려주고 싶었지만 군병원 특성상 수십 명 이상의 환자가 대기하고 있어 일일이 교육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이러한 이유가 박 원장과 군의관 피부과 전문의들이 군부대 전용 피부관리 지침서를 만들게 된 계기가 됐다.

군장병을 위한 피부질환 안내서는 많은 피부질환을 소개하기보다 군대에서 흔히 접하는 28가지 피부질환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대표적 질환으로는 여드름, 무좀, 옴, 오목각질융해증, 아토피 피부염, 티눈, 사마귀, 동창과 동상 등이 있다. 또한 병사 개인이 신경 써야 할 부분과 병사들을 관리하는 비의료인인 군 간부들이 알아야 할 관리지침 등에 초점을 맞췄다.

"피부질환은 피부과 전문의가 정확한 진단 및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생활 속에서 관리를 하는 것입니다. 특히 여드름이나 아토피 피부염의 경우 부대의 간부들이 병사들의 피부상태를 이해하고 적절한 제품의 사용을 허락해야 제대로 관리가 이뤄질 수 있습니다. 옴진드기에 의한 피부염은 간부들이 초기 대처를 잘하면 확산을 많이 막을 수 있습니다. 또 겨울철에 많이 발생하는 동상과 동창의 경우 중심체온 유지와 금연이 증상 악화를 막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군 간부들이 이를 안다면 많은 병사들이 동상과 동창으로 인해 고통 받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박 원장은 군부대에서도 개인적인 화장품을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병사들의 나이는 20대 초반에서 중반으로 실제로 대부분 여드름을 가지고 있고, 아토피 피부염도 심하게 남아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대의 특성에 따라 건강한 피부유지에 필수적인 얼굴 클렌저와 보습제 등을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여드름은 적절한 여드름 피부용 폼클렌징과 기본적인 스케일링 화장품만으로도 호전될 수 있으며, 아토피 피부염도 저자극성 클렌저와 보습제를 사용한다면 증상이 호전되고 재발을 방지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따라서 군병사들도 개인적인 화장품을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선크림 사용ㆍ꼼꼼한 세안ㆍ충분한 보습 필요

박 원장은 현재 복무 중인 병사들에게 반드시 선크림을 사용하고 밤에는 꼼꼼하게 세안을 한 후 충분한 보습제를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군복무 특성상 자외선에 노출되는 시간이 많습니다. 건강한 구릿빛 피부도 남자답고 보기 좋지만, 여드름이나 접촉피부염, 안면홍조 등이 있는 경우 과도한 자외선 노출은 염증 후 과색소 침착을 유발하고 안명홍조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자외선 차단지수(SPF)가 40 이상인 제품이 무난하며, 여드름이 있는 경우에는 여드름 유발성분이 포함되지 않은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낮 동안 근무와 훈련으로 인해 먼지 또는 도포용 위장크림 등이 얼굴에 묻게 되는데 취침 전에는 세심한 세안이 필수입니다. 세안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여드름 피부의 경우 모공이 막혀 증세가 악화될 수 있고 피부염 환자는 남아있는 물질이 자극을 받거나 알레르기를 일으켜 증세가 더욱 심해질 수 있습니다."

박 원장은 이어 세안 후에는 자극이 적은 보습제를 사용할 것을 권했다.

“흔히 여드름 피부를 가진 병사들은 얼굴이 무겁고 끈적이는 것을 싫어해 얼굴에 화장품을 바르는 것을 싫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여드름이 있는 지성피부의 특성상 더 건조하고 당기는 증세가 심하며 이상각화가 동반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적절한 수분크림과 보습제를 사용하는 것이 피부장벽을 개선하고 여드름을 호전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발냄새 심한 병사 구박하지 마세요”

군장병에게 가장 흔한 피부질환인 여드름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것이 무좀이다. 박 원장은 통풍이 되지 않는 군화 속에서 무좀과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군인들의 무좀 관리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 원장은 “무좀은 진균(곰팡이)에 의한 대표적 피부질환으로, 무좀이 있는 병사와 직접적으로 피부 접촉을 하거나 수건, 슬리퍼 등을 통해 감염될 수 있습니다. 바지를 입을 때 무좀곰팡이가 바지를 통해 사타구니 부위에 접촉하면 완선이라고 하는 사타구니 무좀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치료를 위해서는 항진균제를 꾸준히 한달 가량 바르고 매일 1회 이상 발을 깨끗이 씻어야 합니다. 특히 신발은 통풍이 잘되는 것을 신고, 훈련이 있는 날은 휴식시간을 이용해 전투화를 시원하게 말려주면 좋습니다.”

더불어 박 원장은 내무반에서 발 냄새가 심하게 나는 병사가 있는 경우 안 씻는다고 구박하지 말고 발을 잘 살펴 줄 것을 당부했다.

“밤에 발을 씻은 후 발이 하얗게 불어나며 구멍이 뚫리는 세균성 질환인 오목각질융해증은 땀과 습기에 의해 부드러워진 각질층을 세균이 침범해 이를 녹이는 효소를 분비하고 구멍을 만듭니다. 특징적 악취가 나며 분화구 같은 구멍이 뚫리고 증상은 없거나 약간 화끈거립니다. 바르는 약을 처방받을 경우 2주에서 한달 사이에 치료될 수 있지만 방치할 경우 지속적으로 악취가 나서 괴로울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초기 진단이 매우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박 원장은 “건강한 군생활을 위해서라도 군인들의 높은 피부질환 유병률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전유미 기자 yumi@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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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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