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대사는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의 선임 외교보좌관인 제이크 설리번,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의 워싱턴 기자단 회의록 일부를 소개했다. 그는 “‘한·일 간에는 역사에서 출발하는 많은 문제가 있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이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일본이 조치를 취하면 한국은 대응하는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돼 있다”며 “미국의 속마음이 은연중에 비친 예”라고 설명했다.
안 대사는 그러나 “한·일 모두 대단히 중요한 우방국들인데 미국이 외부적으로 대놓고 어느 한 편을 편드는 입장을 취하기는 대단히 어렵다”며 “속마음과 겉으로 드러난 것에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달 이뤄진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이 미국 요구에 의해 성사됐다는 관측에 대해선 “주권국가인데 ‘요구’라고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다자회의 배경으로 한·미·일 3국이 안보위협에 대해 논의하는 건 그 자체로 큰 의의가 있는 것”이라면서도 “한·일 관계가 갖는 함의는 이야기하기 적절치 않다”고 말을 아꼈다.
한·미 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 재연기 논의와 관련해선 “북한 위협, 적의 무기체계에 대한 연합지휘체계 관련 요소를 모두 포함해 워킹그룹 중심으로 충분한 협의를 하고 있다”며 “한·미 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는 그동안의 협의를 정리하고 앞으로 갈 길을 논의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 대사는 이달 하순 이뤄지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한국 방문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이후 4번째 방한하는 횟수 자체가 미국이 우리나라에 부여하는 중요성을 대변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