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당국자는 9일 “지난달 3일 필리핀 마닐라 지역에서 납치됐던 한국인 유학생이 8일 밤 납치범 은거지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며 “육안으로는 신원 확인이 어렵지만 남동생의 확인 결과 복장은 피랍자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필리핀 마닐라 소재 한 대학에 재학 중인 A씨는 지난달 3일 친구를 만나기 위해 택시를 탔다가 납치됐다. 피랍 소식을 접수한 주필리핀 한국대사관 측이 즉각 경찰에 신고해 필리핀 경찰 납치전담팀의 본격 수사가 시작됐다.
납치범들은 A씨 납치 직후부터 지난달 5일까지 A씨 가족에게 몸값을 요구하는 전화를 10여 차례 걸어왔으며, 이 과정에서 A씨와의 통화도 이뤄졌다. A씨와의 마지막 직접 통화가 이뤄진 지난달 5일에는 A씨가 탔던 것으로 추정되는 택시와 납치범 일원으로 보이는 사람의 시신이 발견되기도 했다. 필리핀 경찰은 이후에도 계속 A씨 가족에게 연락한 납치범 중 한명을 8일 검거하고 마닐라 인근의 납치범 은거지를 급습했으나 A씨는 숨진 상태였다.
외교부 당국자는 “필리핀 경찰의 납치전담팀과 우리 경찰, 대사관 측이 안전 석방을 위해 노력했지만 이런 결과가 나오게 돼 안타깝다”며 “필리핀 교민사회에 안전을 유의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에는 교민을 포함해 한국인 8만명 가량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 중 유학생은 3만명 가량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