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정희의 스몰토크-댓글 明言]
1. 새누리당 권은희 의원이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해 다른 사람의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는데 이 건이 네티즌의 분노를 사고 있습니다.
2. 권 의원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세월호 실종자 가족 행세를 하며 정부를 욕하며 공무원들 뺨 때리고 악을 쓰고 욕을 하며 선동하던 이들”이라며 “학부모 요청으로 실종자 명찰 이름표를 착용하자 잠적해버린 이들. 누구일까요. 뭘 노리고 이딴 짓을 하는 걸까요”라고 내용의 글을 올렸습니다.
3. 그러면서 “유가족들에게 명찰 나눠주려고 하자 그거 못하게 막으려고 유가족인 척 선동하는 여자의 동영상”이라며 “동영상의 여자가 밀양송전탑 반대 시위에도 똑같이 있네요”라며 관련 동영상도 게재했었죠. “지인 글을 퍼왔다”는 얘기를 덧붙였고요.
4. 한데 동영상의 여성이 실제 실종자 유가족인 것으로 알려지자 22일 새벽 자신의 트위터에 “제가 잠시 퍼온 글로 심려를 끼쳐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한 뒤 해당 글과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했습니다.
5. 사실 SNS는 사적인 영역에 속하므로 사과했다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도 있죠. 그런데 그냥 가볍게 보기엔 뭔가 의미 심장한 대목을 발견할 수 있다는거죠. 권 의원의 행위 속에서 우리나라 권력층의 ‘멘탈’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보수’라고 주장하나 그 내용은 ‘보수꼴통’이란 말이 정확한 거죠. 권력을 위해서라면 역사의식이고, 국가고 없다는 겁니다.
6. 권 의원의 ‘망언’에 가까운 행위에 22일 현재 수천 개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당연히 험한 말 듣고 계시죠. 그중 ttoex님이 한상범 동국대 명예교수의 말을 퍼와 대응한 글이 압권입니다.
7. ‘우리나라 우익은 민족주의가 없습니다. 왜냐면 일본강점기에 전부 친일파로 투항을 했던 매국노들이니까. 이 사람들의 유일한 논리는 반공이에요. 반공으로서 정당화했거든. 반공할 것이 없으면 용공분자를 만들어내는 거예요. 반공 하나 밖에 없어요. 유일한 생명선이 반공 밖에 없어요. 그런데 그것도 가짜 반공이지.’
8. 끊임없이 적을 만들어 생존해 가는 그들은 우리가 모르는 ‘악마적 숙주’를 어디에 숨기고 있는 것 아닐까요? 국민일보 쿠키뉴스 전정희 기자 jhj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