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정부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일대의 움직임을 확인한 결과 북한은 언제든지 핵실험을 할 수 있는 단계에 와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은 사실상 모든 준비가 됐고, 이는 한·미 정보당국이 똑같이 보고 있는 사안”이라며 “(비유하자면) 항공티켓을 사서 오픈된 상태로, 언제든 비행기를 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또 핵실험장 갱도에 설치됐던 가림막도 치운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특히 북한이 지난달 30일 외무성 성명을 통해 언급한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에 대해선 고농축우라늄(HEU)으로 핵실험을 하거나 ‘증폭핵분열탄’ 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수소폭탄의 전 단계인 증폭핵분열탄은 핵폭탄 내부에 이중수소와 삼중수소 혹은 리튬-6을 넣어 핵분열 반응의 효율을 높인 핵무기로, 일반 핵폭탄에 비해 위력이 2∼5배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 능력에 대해서는 가시화 단계이긴 하지만 아직 실전에 적용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인도의 핵탄두 소형화 수준은 탄두중량 500㎏에 위력은 12kt인데 북한의 소형화 기술은 인도보다 못한 수준으로 실전에서 쓸 수 있는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며 “그래서 북한은 소형화 달성을 위해 핵실험을 계속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핵무기 소형화를 위해 파키스탄 사례처럼 동시 다발적으로 핵실험을 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경고 및 우려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기술적 실험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핵실험을 강행할 것이며, 특히 탄도미사일에 탄두에 탑재할 만큼 핵무기를 소형화하기 위해선 동시다발 또는 연쇄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도 “파키스탄은 8번의 핵실험을 연쇄적으로 실시해 소형화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미국의 북한 전문웹사이트인 ‘38노스’는 위성사진 분석 결과 풍계리 핵실험장 일대 움직임이 증가하고는 있지만, 과거 3차례 핵실험 수주 전에 포착됐던 차량·인력·장비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우리 군 관계자는 “38노스가 보는 위성사진은 흐릿해 정보당국이 보는 것과 전혀 다르고 (정보당국은) 다른 수단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혁상 기자,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