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선수들, 문신 괴한들 욕설·행패 어떻게 참았을까

롯데 선수들, 문신 괴한들 욕설·행패 어떻게 참았을까

기사승인 2014-05-06 19:42:00

[쿠키 스포츠] 이번에는 괴한들이 롯데 선수단 버스를 습격해 난동을 부린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주 광주구장 관중의 심판 공격 사건에 이어 프로야구계에 폭력 사태가 잇따르면서 운영요원들과 선수들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롯데 관계자는 6일 “어제 정체불명의 괴한들이 선수단에 시비를 걸고, 기물을 파손하는 등의 난동을 부렸다”고 밝혔다. 롯데 선수단은 5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가 끝난 뒤 근처 사우나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롯데 관계자에 따르면 선수단이 목욕을 마치고 버스로 이동하고 있는데 머리를 짧게 깎은 남자 3명이 시비를 걸어 왔다. 이들은 강민호를 비롯한 선수들에게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을 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꾹 참고 버스에 올랐다.


이를 보다 못한 한 롯데 팬이 “왜 선수들에게 욕을 하느냐. 이러면 안 된다”고 지적하자 이들은 허리에 차고 있던 벨트를 풀어 롯데 팬의 목을 감고 조르는 등 위협을 가했다. 이를 본 롯데 투수 송승준과 이진오 수석트레이너가 남성들을 제지했다. 이 과정에서 이 트레이너는 오른쪽 손등을 물리는 부상을 당했다.


선수단과 신체적 접촉이 일어나자 이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버스에 올라 본격적으로 행패를 부리기 시작했다. 상의까지 벗은 한 명의 팔뚝에는 문신이 새겨져 있었다. 버스 맨 앞자리에 있던 김시진 롯데 감독이 “무슨 짓을 하는 거냐. 당장 버스에서 내려라”고 했지만 이들은 막무가내였다. 한 명은 김 감독에게 “나를 건드린 남자가 이 버스에 있다. 찾아 달라”라고 시비를 걸었다. 그리고는 손에 쥐고 있던 벨트를 휘둘러 버스에 설치된 TV를 파손했다. 뒤쪽에 앉아 있던 선수들이 동요하자 김 감독은 “나서지 말라”고 제지했다.


롯데 직원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지만 괴한들의 행패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경찰이 테이저건(전기총)으로 제압하려고 하자 그제서야 순순히 버스에서 내렸다. 경찰은 이들 3명에게 수갑을 채워 연행했다.

김 감독은 6일 사직구장에서 “아무래도 선수들을 일부러 건드려 싸움을 건 뒤 합의금을 받아내려고 행패를 부리는 것 같았다”며 “머리를 짧게 깎은 두 사람이 시비를 걸고, 멀리서 한 사람이 카메라를 들고 촬영하고 있더라. 도무지 제압이 안돼 경찰을 부를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김상기 기자
tae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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