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에도 발뺌” 이스라엘軍 비무장 10대 소년 조준사격 충격

“동영상에도 발뺌” 이스라엘軍 비무장 10대 소년 조준사격 충격

기사승인 2014-05-22 16:29:00

[쿠키 국제] 비무장한 팔레스타인 소년들이 이스라엘 군에게 피살당하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긴 동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20일(현지시간) 관련 내용과 함께 영상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영상은 국제인권단체인 ‘국제아동보호(DCI)’가 사건 당일인 지난 15일 현장 인근 CCTV 화면을 확보해 공개한 것이다.

영상을 보면 책가방을 맨 10대 소년 한 명이 상점가를 걸어가다 갑자기 꼬꾸라졌다. 주위 사람들 혼비백산해 달려가 그를 들어 다른 곳으로 옮겼다. 여기서 화면이 전환됐고, 약 1시간 뒤 같은 장소에서 또 다른 소년 한 명이 반대 방향에서 멀쩡히 걸어오다 쓰러져 바닥을 굴렀다. 이 소년도 사람들의 부축을 받아 옮겨졌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팔레스타인 국적의 모함마드 살레메(16)와 나딤 나와라(17)였다. 베이투니아에서 열린 시위 도중 이스라엘 군이 쏜 총탄을 맞고 숨졌다. 사망보고서에는 총탄이 심장을 뚫고 들어가 흉골까지 부쉈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소년들은 이스라엘 점령지 웨스트뱅크에서 열린 ‘나크바(재앙)’ 시위에 참여했다 변을 당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1948년 이스라엘 건국 당시 70여만명이 추방당한 일을 상기하며 매년 이날 서안지구와 예루살렘, 가자지구 등지에서 이스라엘 점령 정책을 규탄하는 행진과 시위를 벌인다.

영상에 대해 DCI는 “군인들에게 전혀 위협이 되지 않았던 무고한 소년들을 200m 밖에서 정조준 해 쐈다”며 “명백한 살인을 자행했다”고 규탄했다. 이스라엘 인권단체도 “이 영상은 군이 정당한 이유 없이 근거리에서 실탄 발사를 했다는 사실을 입증해준다”고 밝혔다.

전 세계적인 파문이 일자 이스라엘 군은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그러면서도 “이 동영상은 편집돼 당시 팔레스타인 시위대의 폭력적인 상황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면서 “당시 실탄을 쏘지 않았고, 최루탄과 고무탄 등 폭력 진압수단만 사용한 것으로 안다”고 책임을 회피했다.

미국 국무부 젠 사키 대변인은 “이스라엘군의 무력 사용이 정당했는지 신속하고 투명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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