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만 숫총각? 다 죽어라” 美대학생 총기난사 ‘묻지마 대량살인’

“왜 나만 숫총각? 다 죽어라” 美대학생 총기난사 ‘묻지마 대량살인’

기사승인 2014-05-25 09:17:00

[쿠키 지구촌]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에서 한 남자 대학생이 차를 몰고 다니며 행인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해 용의자를 포함한 7명이 숨지고 7명이 크게 다쳤다. 이 남성은 범행에 앞서 유투브에 ‘살인 예고’ 동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여성들이 자신을 거부했다는 이유였다.

미국 주요 언론매체들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오후 9시30분쯤 캘리포니아대(UC) 샌타바바라 근처 해변에 있는 소도시 이슬라비스타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현지 경찰은 아직 용의자 신원을 공식 확인해주지 않고 있으나 ABC방송 등 언론에 따르면 용의자는 엘리엇 로저(22)으로 밝혀졌다. 그의 가족이 신원을 확인했다. 그는 ‘헝거 게임스’의 조감독인 피터 로저의 아들로 샌타바바라에 있는 2년제 커뮤니티 칼리지인 샌타바바라 시립대에 재학 중이었다.

엘리엇의 가족은 몇 주 전 그가 자살과 살인에 관한 유튜브 비디오를 올린 것을 발견, 경찰에 신고해 경찰관 면담이 이뤄졌다. 당시 면담을 진행한 경찰관은 엘리엇에 대해 “아주 예의바르고 친절하며 훌륭한 사람”이라면서도 “친구를 사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여자친구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동영상에는 자신을 엘리엇 로저라고 소개한 젊은 남성이 BMW로 보이는 자동차의 운전석에 앉아서 약 7분에 걸쳐 말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이 남성은 외로움과 절망감을 토로하며 자신을 거부한 여성들에 대한 원망을 드러냈다.

그는 “내일은 응보의 날”이라며 “여자들은 다른 남자들에게는 섹스와 사랑을 줬지만 내게는 단 한 번도 준 적이 없다. 나는 22살인데 아직도 숫총각이고 여자와 키스해 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또한 “여대생 기숙사에 있는 여자들을 모조리 죽이고 이슬라비스타의 거리로 나와서 모든 사람들을 죽이겠다” “할 수만 있다면 여러분 모두를 해골의 산과 피의 강으로 만들고 싶다”고 하는 등 사회에 대한 극단적인 적개심을 드러냈다.

사건 당일 경찰은 오후 9시27분에 누군가 총을 여러 차례 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경찰은 검은색 BMW가 과속으로 거리를 달리며 차안에서 누군가 행인들에게 총을 여러 차례 쐈다는 목격자 진술을 확보했다.

용의자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며 도주하다 길에 주차돼 있던 다른 차량을 들이받고 멈춰섰다. 오후 9시37분쯤 차 안에서 용의자의 시신이 발견됐다. 시신의 머리 부분에는 총상이 있었으나, 자살한 것인지 경찰에 사살된 것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현장에서는 반자동 권총이 발견됐으며, 단독 범행인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그러나 복수의 목격자들은 용의자의 차량에 1명이 아닌 2명이 타고 있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경찰은 “용의자가 심각한 정신적 장애를 겪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며 “미리 계획된 대량살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유튜브 동영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범행 동기를 밝히기 위해 서류와 비디오 등 증거를 검토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사진=CNN 뉴스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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