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 KBS 해설위원이 브라질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펼쳐진 가나와의 평가전을 통해 후배들에게 따끔한 조언을 했다.
이영표는 10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선라이프 경기장에서 열린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조우중 아나운서와 함께 중계석에 앉았다. 이영표의 해설은 전체적으로 차분하고 깔끔했다는 평가와 함께 합격점을 받았다. 공격·미드필더·수비 전반에 걸쳐 전문적인 해설을 전했다. 곳곳에서 나온 날카로운 지적과 따뜻한 격려는 네티즌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경기 초반 이영표는 “강하게 압박해나가야 분위기를 주도할 수 있다”며 “강한 압박으로 심리적 우세를 점할 수 있다. 초반 거칠게 위협을 할 필요성도 있고 심리적 기싸움에서 지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우리 대표팀은 계속 수세에 몰리며 연달아 골을 내줬다. 결국 0대 3으로 뒤지는 상황이 되자 이영표는 “3대 1과 3대 0은 큰 차이가 있다”면서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이어 “경기장 안에 있으면 내가 ‘끝까지 잘하자’고 용기를 불어넣고 싶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도 애정 어린 지적을 잊지 않았다. 이영표는 “공을 적극적으로 받으려는 사람보다 그냥 서 있는 사람들이 많다”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며 지지부진한 경기력을 꼬집었다.
그중에서도 “오늘 우리가 얻게 된 한 가지 사실은 상대가 공을 잡고 있을 때보다 우리가 공을 잡고 있을 때가 더 위험하다는 것이다”라는 지적이 네티즌들의 가장 큰 공감을 받았다. 우리 선수들이 공을 뺏긴 뒤 빠른 역습에 당황하는 모습을 계속 드러냈다는 것이다. 네티즌들은 “이 말이 오늘의 명언이다” “핵심을 짚었다” “최대한 배려하면서도 촌철살인을 날렸다”며 동조했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뒤 이영표는 “평가전은 평가전일 뿐”이라며 후배들을 다독였다. 또한 “오늘 경기는 상당히 아쉽지만, 오늘 결과와 상관없이 좋은 분위기를 유지해 러시아전에 임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