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스타’ 싸이(본명 박재상·37)가 1년여동안 야심차게 준비한 신곡 ‘행오버(Hangover)’를 공개했지만 반응이 영 시원치 않다. ‘젠틀맨’으로 이어진 ‘강남스타일’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걸까.
뮤직비디오는 공개 이틀만인 11일 유튜브 조회수가 3000만건을 넘었다. 대단한 기록이다. 국내 최정상 그룹 엑소(EXO)의 ‘중독(Overdose)’는 5월 한달간 2250만건을 기록해 K팝 뮤직비디오 유튜브 조회수 5월의 정상을 차지했다. 이 비교만으로도 ‘행오버’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발표된 ‘젠틀맨’에 비해서는 다소 떨어지는 기록이다. 젠틀맨은 공개 31시간만에 3000만건을 돌파했다. ‘강남스타일’ 열풍에 이은 후속 활동이라는 점에서 더욱 시선을 끌었다. 그러나 당시에도 평가는 엇갈렸다. “역시 싸이다”라는 호평과 “강남스타일 복사판”이라는 지적이 동시에 제기됐다.
행오버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일부에서는 “노래가 신나고 중독성 있다” “뮤직비디오 정말 재밌다”는 평이 나왔다. 하지만 훨씬 많은 네티즌들은 실망감을 토로했다.
이들은 “기대가 너무 컸던 건지 별 감흥이 없다” “뮤비는 그냥 술 광고 같고 산만하다”라는 의견을 냈다. 특히 “이번 곡도 강남스타일의 아류작 같다”는 지적이 눈에 띈다. “술, 여자, B급 유머코드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싸이에게 강남스타일이 독이 된 느낌이다”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행오버는 세계적인 힙합뮤지션 스눕독(Snoop Dogg·43)이 참여했다는 점에서 다르다. 큰 기대를 모았으나 긍정적인 영향만 있진 않았다. 영어 가사에 스눕독의 비중이 커 “스눕독 노래에 싸이가 피처링한 것 같다” “싸이 색깔이 사라졌다”는 반응이 나왔다.
해외 네티즌들의 생각도 비슷했다. 유튜브에 수천여개의 댓글을 남긴 해외팬들은 “차라리 스눕독의 곡이었으면 더 나았을 뻔했다”는 의견을 남겼다. 댓글에는 욕설과 심한 말도 섞여 있다.
싸이는 10일(현지시간) 미국 빌보드와의 인터뷰에서 강남스타일을 언급했다. 그는 “나는 절대 강남스타일을 뛰어넘지 못할 것”이라며 “어떻게 20억뷰를 돌파한 노래를 이길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