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내전 사태가 확산되면서 미국 정부가 공습 등 다양한 군사적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안보 담당자들에게 이라크군을 도울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다만 지상군 파병 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다. 사실상 공습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군사 행동은) 하룻밤 만에 결정되지 않는다”며 “만약 행동에 나설 경우 모든 정보를 모아 정밀 조준해 효과가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라크 측의 정치적 노력이 없이 단기적 군사 행동을 통한 지역 안정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가디언은 “미국이 급진 이슬람 무장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점거한 이라크, 시리아 지역에 유인기나 무인기(드론) 공습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현재 이라크는 무장반군 ISIL의 잇따른 공격으로 내전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내전은 집권세력인 시아파 정권의 차별에 반발하면서 수니파 반군의 공격으로 시작됐다. 접경지역에 이슬람 국가를 세우려는 급진파들로 구성된 반군이 수도 바그다드 턱밑까지 진격하고 있다. 이미 북부지역을 포함한 국토 30%이상을 점령한 상황이다.
수세에 몰린 이라크 시아파 정부는 이란군을 끌어들였다. 파병된 이란 군대가 ISIL과 교전을 벌였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도 있었다. 이란의 가세로 내전은 국제적 차원으로 비화할 가능성 커진 가운데,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라크 사태에 대해 “미국이 행동에 나선다면 미국과의 협력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