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친구들’
줄여서 ‘강친’이라고들 부릅니다. 익숙한 분들 많으시죠? 연예인 경호나 연예 관련 행사 진행 등의 업무를 주로 수행하는 경호 전문업체입니다. 여러 콘서트나 공연 현장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지요.
강친은 지오디(god)가 한참 활발하게 활동할 때부터 경호를 담당해왔습니다. 지오디 팬들에겐 아주 친숙한 존재입니다. 중·고등학생 시절 ‘오빠들’ 보러 공연장 가면 “줄 똑바로 서라” “뛰지 말아라”며 연신 혼을 내던 바로 그분들이니까요.
괜스레 눈치 보고 두려워하게 되던 강친도 10년이 지나니 달라졌습니다. 12~13일 열린 지오디의 15주년 기념 콘서트에서 만난 강친은 당황스러울 정도로 친절해졌더랍니다. 공연이 끝난 뒤 얘기가 퍼져나가면서 15일까지 연일 화제입니다. 인터넷으로 전해진 팬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공연장에서 강친은 이렇게들 말했다네요.
“여러분, 기억을 더듬어보세요. 10년 전과 똑같아요! 어렵지 않아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는 느낌으로 들어가세요.”
“여러분, 여기 10년 전에 팬미팅 했던 장소예요. 절대 낯설지 않아~ 예전엔 잘 했잖아~”
“자, 여러분은 10년 전이 아니에요. 뛰다가 어디 부러지고 하면 안 되니까! 우리 천천히 걸어 들어가요.”
“당황하지 말고 KM TV, 가요톱텐 때처럼 줄을 서세요! 예전에 비하면 아~주 발전했어. 이거 봐. 아주 좋아!” (KM TV는 1995년 개국된 케이블 음악 채널이었는데 현재는 CJ미디어에 인수됐습니다. ‘가요톱텐’은 KBS 2TV 음악 프로그램으로 1998년 종영됐습니다. 지오디는 1999년 데뷔했기 때문에 가요톱텐에 출연한 적은 없으나, 가요톱텐은 ‘옛날 음악 프로그램’의 대명사 격으로 쓰입니다.)
팬들은 지오디를 본 것보다 강친이 변한 것에 더 세월의 흔적을 느끼는 모양입니다. 이렇게 친근해 질 줄 몰랐다며 다들 깔깔대는 분위깁니다.
팬들은 “이제 같이 늙어가는 처지가 돼서 유해졌나보다” “팬들이 우왕좌왕하니까 계속 ‘10년 전을 떠올려보라’더라. 너무 웃기고 신선했다” “확실히 옛날하고는 많이 달라졌더라. 항상 인상 팍 쓰고 있었는데…. 강친마저 반가웠다”며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한 팬은 공연보고 퇴장할 때 자신의 일화를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나가던 중 만난 강친이 “(팬들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대로다”라며 “잘 가시라”고 인사하더랍니다. 이 팬도 “수고하시라”고 인사하고 나왔다네요. 세월은 참 많은 걸 변하게 하나 봅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