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아닌 ‘만수르’ 아빠…“공주 되고파” 딸 소원에 주인없는 땅 찾아 ‘왕국’ 세워

부자 아닌 ‘만수르’ 아빠…“공주 되고파” 딸 소원에 주인없는 땅 찾아 ‘왕국’ 세워

기사승인 2014-07-15 16:56:55
미국의 한 아버지가 “공주가 되고 싶다”는 딸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아프리카의 주인 없는 땅을 찾아내 왕국을 만들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이 14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버지니아주에 사는 제레미야 키튼은 지난 겨울 집에서 6세 딸 에밀리로부터 언젠가 자신도 진짜 공주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그렇다”면서 “아빠가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키튼은 딸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온라인에서 ‘주인 없는 땅’이라는 라틴어에 초점을 맞춰 검색을 거듭했다. 키튼은 결국 아프리카의 이집트와 수단 사이에 ‘비르 타윌’이라는 사막의 불모지를 찾아냈다.

키튼은 이곳이 수단과 이집트간 국경분쟁으로 주인 없는 땅이 됐다고 말했다. 키튼은 에밀리의 일곱 번째 생일날인 지난 6월 16일 800평방마일 면적의 이 땅에 자녀들이 디자인한 가족 깃발을 꽂았다.

키튼 부부는 이 땅에 ‘북수단 왕국’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딸에게 왕관을 만들어준 뒤 친구들에게 딸을 ‘에밀리 공주’로 불러줄 것을 요청했다.

키튼은 직접 이 곳을 찾아 깃발을 꽂은 것이 이 땅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는데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에밀리를 비롯해 세 아이의 아빠인 키튼은 “아이들의 소망과 꿈이 실현될 수 있도록 말 그대로 내가 지구 끝까지 찾아갈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키튼의 예상대로 일이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리치먼드대학의 셰일라 카라피코 정치·국제학 교수는 키튼 가족이 이 땅에 대해 실질적인 정치적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으려면 인근 국가들과 유엔 등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키튼은 공식적인 북수단 왕국 건설에 대한 지원을 위해 아프리카 54개국 협의체인 아프리카연합(AU)과 접촉할 계획이며 이들도 자신을 환영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자신의 왕국을 아이들, 특히 에밀리의 소망에 따라 농업생산 중심지로 만들어 이집트 및 수단과 건설적인 관계를 맺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섭 기자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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