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격추돼 298명의 생명이 희생된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는 ‘오인 사격’을 당했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격추 세력이 원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용기을 노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러시아 항공청 관계자는 17일(현지시간) 인테르팍스 통신에 “애초 격추범의 표적은 남미 국가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던 푸틴 대통령의 전용기였을 수 있다”라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약 1주일간의 남미 순방을 마치고 이날 귀국했다.
항공청 관계자는 이같은 추정의 근거로 피격 영공의 두 비행기 간 통과 시차, 흡사한 외관 등을 들었다.
이 관계자는 “푸틴 대통령 전용기와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는 폴란드 바르샤바 인근 고도 1만100m 지점을 약간의 시차를 두고 비행했다”며 “전용기는 오후 4시21분(모스크바 시간)에 그곳을 지났고 말레이시아 여객기는 그보다 앞서 오후 3시 44분 통과했다”고 설명했다.
두 비행기가 37분의 차이를 두고 우크라이나를 지나 러시아 방향으로 이동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두 비행기는 크기, 외관도 아주 비슷하다”며 “동체 색깔도 먼 거리에서 보면 거의 동일하다”고 지적했다.
관계자는 격추범의 정체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우크라이나 정부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일각에선 러시아가 자신들에게로 향하는 여객기 참사 책임론에서 벗어나기 위한 선전전의 일환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동부 분리주의 반군은 현재 서로를 격추범으로 지목하며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반군은 블랙박스를 자신들이 회수했다고 밝혔다.
사진 ⓒAFPBBNews = News1
김현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