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 ‘웨스턴 폭격’이 쏟아졌다.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웨스턴리그(넥센·NC·KIA·LG·한화) 팀은 홈런 다섯 방을 작렬시키며 이스턴리그(삼성·두산·롯데·SK) 팀을 13대 2로 대파했다. 이날 웨스턴리그가 올린 13점은 역대 올스타전 팀 최다 득점 신기록(종전 11점·1982년 2차전 동군, 2008년 동군)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역대 전적에서 13승 24패로 절대 열세이던 웨스턴리그 팀은 ‘웨스턴 대 이스턴’의 마지막 해에 그동안의 한풀이라도 하듯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KT 위즈가 1군에 합류해 10구단 체제로 시작하는 2015 프로야구에서는 올스타팀 구분 방식도 변경된다.
포문은 박병호(사진)와 강정호(이상 넥센)가 열었다.
웨스턴리그 4번타자로 나선 박병호는 2회초 좌익수 쪽 2루타로 무사 2루 기회를 만들었고, 5번타자 강정호가 이스턴리그 선발 김광현(SK)의 시속 128㎞짜리 체인지업을 받아쳐 중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생애 처음으로 올스타에 선발된 모창민(NC)이 김광현의 초구 시속 138㎞ 직구를 잡아당겨 좌월 홈런을 쳤다. 모창민은 2000년 매직리그 올스타 송지만에 이어 올스타전 개인 통산 첫 타석 초구에 홈런을 친 두번째 주인공이 됐다.
첫 타석에서 2루타로 타격감을 조율한 박병호는 3회초 1사 2·3루에서 채병용(SK)의 시속 133㎞짜리 직구를 좌월 3점 홈런으로 연결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올스타 무대를 밟은 박병호의 첫 올스타전 홈런이었다.
웨스턴리그 올스타는 4회에도 3점을 보태고, 5회 나지완(KIA)의 쐐기 3점포로 12대 0으로 멀찌감치 달아났다.
웨스턴리그 올스타는 4이닝 연속 득점(2∼5회)에 성공해 올스타전 연속 이닝 기록(종전 3이닝·1982년 2차전 서군, 1985년 2차전 동군, 1991년 서군, 1999년 매직리그)도 바꿔놨다.
박병호는 8회에도 솔로포를 쏘아올리며 4타점(4타수 3안타 2홈런)으로 올스타전 한 경기 최다 타점 타이기록을 세우며 기자단 투표에서 총 74표 중 56표를 얻어 미스터 올스타로 선정됐다. 박병호는 KIA자동차가 협찬하는 K5 승용차를 부상으로 받았다.
박병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큰 상을 받게 될 줄 몰랐는데 받아서 더욱 영광스러웠다”며 “오늘 홈런 2개를 쳤기 때문에 조금 더 자신감이 생긴 상태에서 후반기 준비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4안타(5타수)를 몰아친 나지완은 최다 안타 타이기록을 만들었다. 나지완은 미스터 올스타 투표에서 12표를 얻어 2위에 그쳤지만 최고 타자상을 수상해 300만원을 받았다.
이스턴리그는 7회 황재균의 좌중간 적시타와 9회 호르헤 칸투(두산)의 솔로포로 총 두 점을 만회하는데 그쳤다.
웨스턴리그 선발 양현종(KIA)은 2이닝 무피안타 무실점 1볼넷으로 김광현(2이닝 3피안타 3실점)과의 왼손 에이스 선발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양현종은 생애 세 번째 올스타전 등판에서 첫 승을 챙기며 우수투수상(상금 300만원)도 거머쥐었다.
반면 김광현은 올스타전에서 개인 통산 2패째를 당했다.
뒤를 이어 등판한 이동현(LG)·앤디 밴헤켄·한현희(이상 넥센)·김진성(NC)·이태양(한화)·어센시오(KIA)·봉중근(LG)도 남은 7이닝을 2실점으로 막았다.
웨스턴리그는 상금 3000만원을 손에 넣었고, 웨스턴리그 수장 양상문 LG 감독은 승리감독상 상금 300만원을 받았다.
프로야구는 22일부터 정규시즌 후반기에 돌입한다.
사진=국민일보DB
김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