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일병母 “훈련소서 본 게 마지막… 미친 척하고 가볼 걸” 한 서린 눈물

윤 일병母 “훈련소서 본 게 마지막… 미친 척하고 가볼 걸” 한 서린 눈물

기사승인 2014-08-04 16:47:55
사진=군인권센터

“내가 미친 척하고 갈 걸. 갔으면 아들 멍 보고 문제제기 했을 텐데….”

선임병들에게 집단폭행과 가혹행위를 당해 결국 사망한 육군 28사단 윤모(21) 일병의 어머니가 통한의 눈물을 흘린 사실이 전해졌다. 훈련소에서 본 게 아들의 마지막 모습이었다고 한다.

4일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울분에 찬 듯 이런 얘기들을 쏟아냈다. 그는 “윤 일병은 24시간 감시와 괴롭힘 속에 어디에 뭘 얘기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다”면서 “부모님과 가끔씩 하는 통화조차 감시를 받아 당연히 (어떤) 얘기를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임 소장은 “윤 일병이 눈 감을 때조차 참 슬펐을 것”이라고 했다. 입대 후 부모님 얼굴을 한 번도 뵈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훈련소에서 훈련 끝나고 나왔을 때 얼굴 한 번 본 게 마지막이었다고 한다. 이후 부모님이 아들을 다시 만났을 때, 아들은 이미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 4개월여간 갖은 고통은 겪은 후 온 몸에 피멍이 든 채였다.

군 복무 중 부모님을 뵐 기회가 한 번 있었다. 가족참여 행사로 군대 내 운동회가 열렸을 때였다. 하지만 “체육대회가 있어서 (가족들을) 초청해 같이 운동회를 하는 거였는데, 거기에 (선임병들이) 윤 일병은 마일리지가 모자란다면서 못 오게 했다”고 임 소장은 설명했다. 폭행 가해자들은 ‘마일리지’라는 얼토당토 않는 이유를 들어 허위로 윤 일병의 참가를 막았던 것이다.

임 소장은 “윤 일병의 어머니가 ‘내가 미친 척하고 갈 걸. 갔으면 아들 멍 보고 문제제기 했을 텐데…’라며 펑펑 우셨다”며 “어머님은 본인이 잘못했나 싶어 안타까워하시더라”고 전했다. 가족들은 아들이 사망하기 전까지 가혹행위 등이 있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한다.

경기도 연천 소재 28사단 예하 포병대대의 윤 일병은 지난해 말부터 4개월 정도 선임병들의 폭행 및 가혹행위에 시달린 끝에 지난 4월 사망했다. 하지만 가해 병사들은 상해치사와 공동폭행 및 폭행 등의 혐의로만 기소됐다. 국민들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거센 반발이 터져 나왔다. 결국 국방부는 가해자들에 살인죄를 적용할 것을 다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권남영 기자 기자
kwonny@kmib.co.kr
권남영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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