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유가족들이 이야기하는 특검 추천 방식과 관련해서는 저희가 좀 더 고민해보고 진지하게 노력해보겠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특검 추천에 관해서는 자세히 말은 못 하지만 논의할 구석도 조금 남아있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7일 새누리당 이완구 대표와의 주례회동에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구성되는 7명의 ‘특별검사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특검 후보자를 추천하는 데 합의했다. 이에 유가족뿐만 아니라 당 내부에서까지 ‘특검 추천권을 빼앗겻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박 원내대표의 이날 발언은 양당 정책위의장 간 특별법 실무 협상에서 이 부분을 다시 손질하겠다는 복안으로 보인다. 간담회에서 “큰 틀에서 합의는 됐지만 세부사항에 관한 비공개 회담이 오늘 예정돼 있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따라서 새정치연합은 우윤근 정책위의장을 내세워 특검 추천권을 사실상 야당 또는 진상조사위가 행사하는 조항을 특별법에 명시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세월호 국조특위 증인채택 협상에서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 등 야당에서 요구하는 증인이 포함되지 않을 경우 아예 특별법 관련 합의를 ‘무효’로 돌리고 새로 협상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 원내대표는 간담회에서
“국조특위 증인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특별법으로 나아갈 수 없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증인 협상이 틀어질 경우 특별법 합의도 무산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8일부터 당사자인 유가족들과 소속 의원들을 만나거나 접촉하면서 합의안을 설득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날도 국회 본청 앞에서 농성 중인 유족들과 만나 “모든 것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다고 ‘전부 무효’를 주장하면 지금까지 쌓은 탑을 무너뜨리게 된다”면서 “지금까지 한 것처럼 저를 계속 믿어달라. 시간이 가면 여러분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다”라고 읍소했다.
하지만 일부 유족과 대학생들이 새정치연합 당사와 박 원내대표의 지역구 사무실에서 이틀째 점거 농성을 벌이고, 상당수 의원들의 재협상을 주장하고 있어 난항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