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90년대야” 엑소를 쥔 CJ의 안일한 선택 ‘엑소 90:2014’

“또 90년대야” 엑소를 쥔 CJ의 안일한 선택 ‘엑소 90:2014’

기사승인 2014-08-11 14:32:55

그룹 엑소가 1990년대 K팝스타들의 뮤직비디오를 리메이크한다. 바야흐로 ‘구오빠’와 ‘신오빠’의 만남이다.

엑소는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M 센터에서 케이블 채널 Mnet ‘엑소 90:2014’ 제작발표회를 열고 프로그램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1990년대 한국 가요계를 강타한 인기그룹들의 뮤직비디오를 엑소가 리메이크한다는 발상의 프로그램이다. MC는 방송인 전현무가 맡았다. 이들의 첫 녹화에는 선배 가수인 H.O.T의 강타가 참여해 재미를 더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출을 맡은 정유진 PD는 “엑소를 좋아하는 10대 뿐만 아니라 1990년대를 향유했던 3040세대까지 전 세대가 문화로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고자 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1992년 서태지와 아이들이 데뷔한 이후 자리 잡은 젊은 세대의 음악과 한국 가요의 부흥을 재조명하겠다는 것.

정 PD는 “뮤직비디오를 통해 다양한 세대가 공감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엑소의 팬들에게는 엑소 멤버들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이미 ‘응답하라’ 시리즈를 통해 1990년대에 대한 향수로 톡톡히 재미를 봤던 CJ의 선택으로는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엑소의 선택에는 의문이 남는다. 2014년 최고의 킬러콘텐츠로 등극한 엑소가 ‘엑소의 쇼타임’에 이어 선택한 예능 프로그램이라기에는 안일해 보인다. 엑소의 리더 수호(본명 김준면)는 “어렸을 때부터 K팝으로 가수의 꿈을 키워온 우리가 선배들의 노래에 공감할 수 있는 기회”라며 “우리가 세계에 전파하고 있는 K팝을 더 잘 알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멤버 타오는 “솔직히 말해 1990년대 노래는 하나도 모른다”며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 가서야 노래를 듣고 알게 됐다”고 말했다.

단순히 CJ 케이블 채널 계열사인 tvN과 Mnet의 콘텐츠 재생산의 수단이 되기에 엑소는 과분한 도구다. 전 멤버가 1990년대생인 엑소가 ‘공감한다’는 말을 쓰기에는 까마득하다. god가 새 앨범을 내고, 플라이투더스카이가 지상파 가요프로그램 1위를 석권하는 2014년, 글로벌 팬클럽이 130만명을 넘은 엑소가 굳이 1990년대로 돌아갈 필요가 있을까.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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