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궐 선거 후 정계 은퇴를 선언한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사진) 상임고문이 전남 강진 다산초당 인근 백련사 뒷산 토굴(흙으로 지은 집)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는 20일 손 고문이 10여일 전 이 곳에 부인과 함께 내려와 칩거 중이라고 전했다. 손 고문은 승려들이 한때 사용하다가 비워 둔 이 토굴에 청소만 하고 그대로 입주했다. 그는 여기에서 21년 간의 정치활동 등을 정리하는 저술 작업을 시작했다.
이 토굴을 찾았던 손 고문의 한 지인은 20일 “손 고문 부부가 둥지를 튼 16.5㎡ 남짓의 작은 토굴은 말이 집이지 뱀이 우글거리는 등 자연상태나 다름없었다”면서 “하루 한 끼 식사를 하면서 지내는 손 고문의 얼굴이 편안하고 밝아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손 고문은 외부인을 전혀 만나지 않고 있으며 길이 험하고 찾기도 어려워 쉽게 접근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토굴~다산초당~백련사’는 목민관의 중요성과 백성 본위의 봉사정신을 강조했던 다산 정약용 선생이 승려와의 교류 등을 위해 걸었던 길이다.
손 고문은 지난달 31일 정계은퇴를 선언하면서 “정치가 아니더라도 시민으로서 사회에 기여할 많은 방법이 있다. 자유로운 시민으로 어딘가에 나를 묶지 않겠다. 여행하거나 책을 읽고, 잘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