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절감’ 팔 걷어붙이는 의료업계

‘에너지절감’ 팔 걷어붙이는 의료업계

기사승인 2014-08-25 11:58:55
지난 22일은 에너지의 날이었다. 우리나라 역대 최대 전력소비를 기록했던 날을 기념해 지난 2004년 에너지의 날이 제정된 지 10년이 지났으며, 우리 사회 전반에서 에너지 절감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의료계도 예외는 아니다. 병원의 경우 환자 생명을 위해 24시간 내내 각종 의료 장비와 시설을 가동해야 하는 만큼 에너지 소비량이 다른 상업적 건물에 비해 월등히 많다.

실제 지난 7월 서울시가 발표한 2013년 에너지 소비 성적표에 따르면, 유형별 건물 중 에너지 소비가 가장 높은 곳은 병원으로 나타났다. 총 에너지 소비량과 면적당 에너지 소비량 모두 병원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의료계 곳곳에서 에너지 절감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친환경병원을 육성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의료기관들 노후 전등 교체 등 시설 정비로 에너지 절약

가장 대표적인 에너지 절감 방법은 병원 시설을 재정비하는 것이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LED전구로 교체하거나 절수장치를 설치하고 단열필름을 부착하는 등 병원 곳곳의 시설을 정비함으로써 낭비되고 있는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

연세의료원은 지난해 원내 전등을 LED로 교체해 670MWh의 전력 소비를 줄이고, 절수기를 도입해 전년대비 상수도 사용량도 5.18% 절감했다. 또한, 전력 피크시간대 관리시스템을 도입해 공조기, 조명, 시스템에어컨 설비를 제어하는 시스템을 통해 6300만원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얻었다.

경북대학교병원은 LED전구와 변압기 교체, LNG보일러 관리를 통해 무려 1,965MWh, 6.5억 원을 절감하는데 성공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도 노후 등을 교체하고 절수장치를 설치해 전력과 상수도를 각각 202MWh, 1만톤 절약하기도 했다.

◇전력소비 줄인 의료기기로 일석이조

시설뿐만 아니라 환자 진료에 직접 사용되는 의료기기도 에너지 절감에 한몫하고 있다. 정확한 진단은 물론 경제성까지 겸비한 의료기기로 진료의 효율을 높이고 에너지 사용량까지 줄이고 있는 것이다.

필립스의 초음파 기기 EPIQ은 기존 제품 대비 25%의 전력 소비를 줄인 것이 특징이다. 전력소비뿐만 아니라 SmartExam을 기반으로 한 자동화 시스템으로 검사시간을 30~50% 단축해 경제적 효용도 높였다.

또한 자동 도플러 (Auto Doppler)기능으로 검사 과정을 10단계에서 3단계로 줄여 반복적인 버튼조작을 평균 67.9% 낮췄으며, 필립스의 nSight기술로 고품질 영상을 구현하여 의료진에게 더 나은 의료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태양광, 지열 활용한 신재생 에너지로 장기적 에너지 절감 실천

자발적으로 신재생 에너지를 생산해 비용을 절감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은 병원의 전력 사용량이 최고조에 이르는 오전 9시~오후 4시 사이에 열병합발전시설(자가발전시설)을 사용해 한전에서 들어오는 전기 사용량을 줄이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신관과 기숙사에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구축해 자체적으로 만든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으며, 경기산재요양병원도 지열시스템을 이용해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다. 이 밖에도 많은 병원들이 친환경 경영을 주도하는 조직을 구성하고, 에너지 절감을 위한 캠페인 및 교육을 실시하는 등 자발적으로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의료계의 에너지 절감 노력에 정부도 함께 하고 있다. 환경부는 의료계의 환경 경영 실천을 위해 지난 해 6월 중대형 병원 10곳과 함께 환경경영협약을 체결하고 환경경영협의체를 구성했다. 경북대학교병원, 연세의료원, 강남세브란스병원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지난 1년 간 15.75억원을 투입해 12.66억원을 절감했다.

환경경영협의체는 에너지 절약뿐만 아니라, 잔반 줄이기, 감염성 폐기물 감소, 무수은 혈압계 교체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에너지를 절감하고 친환경 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충남대병원 포함, 총 11개의 병원이 협약을 체결해 친환경 경영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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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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