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3연패에 도전하는 ‘마린 보이’ 박태환(25·인천시청)이 21일 오후 열리는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6번 레인 출발대 위에 선다.
박태환은 이날 오전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200m 예선에서 1분50초29의 기록으로 3조 1위, 전체 26명 중 4위로 8명이 겨루는 결승에 올랐다. 결승 레인은 예선 성적 1위부터 8위 순으로 ‘4-5-3-6-2-7-1-8’ 레인을 차례로 배정한다.
레인 배정은 좋다는 분석이다.
아시아 기록(1분44초47) 보유자이자 예선에서 1분48초90의 기록으로 예선 전체 1위를 차지한 최대 맞수 쑨양(중국)은 4번 레인에서, 2조 1위이자 전체 2위에 오른 일본의 기대주 하기노 고스케(1분48초99)는 5번 레인에서 박태환과 겨룬다. 3번 레인에서는 쑨양에 이어 예선 4조 2위, 전체에서는 3위에 오른 마쓰다 다케시(일본·1분50초20)가 물살을 가른다.
이는 박태환이 경쟁자인 쑨양, 하기노, 마쓰다 등이 한쪽 방향에 몰려 있다는 점에 호재라고 볼 수 있다. 박태환이 경쟁자들의 레이스를 한눈에 살필 수 있기 때문에 한결 수월하게 페이스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쑨양은 양쪽에 일본 선수들이 배치돼 집중 견제를 받을 수 있다. 하기노는 쑨양과 박태환 사이에서 경기해야 한다.
대한수영연맹 정일청 전무는 “레인 배정이 아주 좋다”면서 “박태환이 아주 머리를 잘 쓴 것 같다”고 말했다.
박태환이 이런 레인 배정을 노리고 예선에서 일부러 페이스 조절을 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박태환은 레인에 큰 구애를 받지 않을 정도로 경기 운영 능력이 탁월하다.
박태환은 2011년 상하이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 예선에서 페이스 조절에 실패해 전체 7위로 결승에 올랐다. 상대 견제도 어렵고 물살의 영향도 심한 1번 레인에 배치된 것이다. 하지만 박태환은 당당히 우승을 차지하며 ‘1번 레인의 기적’을 일궈냈다.
김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