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의 메달은 2012년 런던올림픽 이후 예기치 않게 찾아온 ‘암흑기’를 이겨낸 결과여서 금메달이 아니라도 빛이 날 수 밖에 없다.
박태환은 21일 오후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전에서 1분45초85를 기록, 일본의 하기노 고쓰케(1분45초23), 중국의 쑨양(1분45초28)에 이어 세 번째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런던올림픽 남자 자유형 200m와 400m에서 은메달을 딴 박태환은 대한수영연맹으로부터 규정에 따른 포상금 5000만원을 바로 지급받지 못했다.
논란 속에 포상금을 18개월이 지나서야 지급한 수영연맹은 “예산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앞서 ‘연맹이 박태환과 갈등으로 괘씸죄를 적용했다’ ‘박태환에게 가야 할 포상금을 연맹이 다이빙 유망주 국외 전지훈련으로 썼다’라는 등 뒷말이 나오면서 박태환은 마음고생을 해야 했다.
여기에 박태환은 2012년 9월 SK와의 후원계약이 종료된 후 엎친데 덮친격으로 스폰서를 찾지 못해 체계적인 훈련을 하지 못했다. 지난해 1월에는 호주 브리즈번에서 실시한 전지훈련을 자비로 다녀오기도 했다.
잠잠해지는 듯 했던 논란은 박태환이 3월에 한 홈쇼핑 건강기능식품 TV광고에 출연하면서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박태환이 돈이 급한 것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아시아판이 수영연맹의 포상금 미지급 건과 함께 상세히 보도할 정도로 큰 파문을 낳았다.
박태환은 “원래 계약이 돼 있었기 때문이 출연한 거지 돈 때문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국민들은 대한민국 수영 역사를 다시 쓴 선수에게 제대로 된 후원사 한 군데 나서지 않고 있는 현실에 씁쓸해 할 수 밖에 없었다.
이후 박태환은 인천시청에 입단해 겨우 훈련에 매진할 수 있었고, 이같은 시련을 겪고도 지난 7월 경북 김천실내수영장에서 열린 2014 MBC배 전국수영대회 첫날 남자 일반부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5초25로 올시즌 남자 자유형 최고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박태환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많이 힘들고 아쉽다”며 짧은 소감을 전했다.
박태환은 자유형 400m(23일)와 자유형 100m(25일), 자유형 1500m(26일)에 잇따라 출전한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