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인천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자유형 200m에서 일본의 신예 하기노 고스케(萩野公介·20)가 ‘깜짝 우승’을 차지하자 일본 열도가 흥분하고 있다.
교도통신은 21일 “경기장이 탄성과 비명에 휩싸였다”며 “하기노는 박태환·쑨양과의 3파전에서 실력상 3번째로 보였지만 우승을 차지했다”고 전했다.
찬사는 하루가 지난 22일에도 이어지고 있다.
일본 데일리스포츠는 이날 ‘하기노 우승, 중국과 한국의 영웅에게 완승’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하기노가 한국과 중국의 두 영웅을 깼다(破った)”며 “그가 수영의 아시아, 아니 ‘세계 판도’를 바꿨다”고 큰 의미를 부여했다.
데일리스포츠는 하기노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박태환과 쑨양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자만심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 것을 소개하며 냉정함을 유지한 것을 1위의 원인으로 분석했다.
이어 “하기노가 지난 8월 팬퍼시픽 선수권대회에서 박태환과 맞대결을 펼쳐 2위를 한 후 ‘기가 죽었다’고 했던 모습은 이제 없다”며 “히라이 대표팀 감독도 ‘대단한 녀석’이라고 혀를 내둘렀다”고 소개했다.
마이니치 신문도 인터넷판에서 “자유형이 전문이 아닌 하기노가 자유형의 아시아 2강(박태환, 쑨양)을 깨고 대금성에 올랐다”며 기쁨을 표현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에는 “감동적인 경기였다” “괴물이 탄생했다”라는 등 하기노에 대한 글이 이어지고 있다.
하기노는 고교생이었던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개인혼영 400m 동메달을 획득하며 일찌감치 올림픽 평영에서 통산 금메달 4개를 수확한 ‘일본 수영의 영웅’ 기타지마 고스케(北島康介)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주목받았다.
지난해 바르셀로나 세계선수권 자유형 400m와 개인혼영 200m에서 각각 준우승을 차지했으며, 지난달 호주 골드코스트에서 열린 팬퍼시픽 선수권대회 개인혼영 200m에서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미국)를 제치고 우승하는 등 이미 세계 정상급 선수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그는 21일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200m에서 마지막 50m 폭풍 스퍼트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하기노가 기록한 1분45초23은 지난 2009년 우치다 쇼가 세운 일본 기록을 5년 만에 0.01초 앞당긴 것이기도 하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