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초유의 ‘실격 번복’이 일어났다.
중국 여자 사격 대표팀은 22일 인천 옥련국제사격장에서 열린 10m 공기소총 단체전에서 1253.8점을 기록했다.
이는 세계신기록까지 갈아치운 고득점으로 금메달은 당연했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지 얼마 후 본선 성적 2위였던 장빈빈이 부정 장비를 사용했다는 게 사후 검사에서 적발돼 중국은 실격 처리됐다.
장빈빈(사진 맨 왼쪽)이 총에 무게추를 달았다는 것이다. 무게추를 달면 총대가 덜 흔들려 점수를 더 많이 얻는데 도움을 준다. 따라서 부정 장비로 규정돼 있다.
이로 인해 김설아(봉림고), 정미라(화성시청), 김계남(울산여상)이 출전한 한국(1241.6점)은 동에서 은으로 메달 색깔이 바뀌었다. 금메달의 주인공은 이란(1천245.9점)이 됐다.
그러나 중국이 무게추를 다는 데 고의성이 없었다고 항의했고, 이 주장이 받아들여져 다시 중국이 금메달, 이란이 은메달, 한국이 동메달로 되돌아갔다. 입상에 실패했다가 동메달 눈앞까지 갔던 싱가포르는 좋다가 말았다.
이를 두고 사격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국제대회에서 부정 행위로 인한 실격이 번복되는 경우는 전례를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번 대회 기술 총책임감독이 중국인인데다 판정에 대한 항의를 검토하는 위원 3명 가운데 1명이 중국인인 사실은 번복 조치에 의문을 부채질할 수 밖에 없다.
김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