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역사상 가장 큰 진보를 이룬 제품이다.”
지난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플린트 센터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회에서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자신감이 넘쳤다. 발표회가 끝나자 인터넷에는 “혁신이
안 느껴진다” “실망스럽다”라는 등 비아냥이 넘쳤지만 그는 이를 비웃듯 트위터에 “당신은 곧 (아이폰6에) 푹 빠지게 될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이런 팀 쿡의 자신만만함은 그저 허세가 아니었다. 적어도 첫 주말까지는 그렇다.
애플은 아이폰6와 6+(플러스)를 19일에 출시한 후 첫 주말 판매량이 세계적으로 1000만대를 넘었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애플 신제품이 첫 사흘 간 1000만대 이상 판매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년 전 아이폰 5S와 5C를 시장에 내놨을 때 첫 주말 판매량은 두 모델을 합해 900만대였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내 “이번 초기 판매량이 회사 기대를 훨씬 넘어선 것”이라며 “주문량을 가능한 한 빨리 소화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애플 아이폰은 신제품의 ‘판매 기록 경신 시리즈’를 이어가게 됐다. 애플은 2007년 첫 출시부터 8년 연속으로 아이폰 신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시판 첫 주말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
더구나 이번 판매 기록은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으로 급부상한 중국이 제외된 상태에서 나온 것이어서 더욱 놀랍다. 따라서 아이폰6와 6플러스의 판매량은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지난해 9월 아이폰 5S와 5C를 냈을 때는 중국을 1차 출시국에 포함했지만 올해는 1·2차 출시국에서 제외했다.
이에 따라 22일 베이징의 암시장에서는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의 거래 시세가 각각 1400 달러(146만원), 2400 달러(251만원) 수준에 이르렀다. 1차 출시국 발매일인 19일에는 중국 암시장에서 아이폰6플러스가 3100 달러(324만원)에 팔린 적도 있다.
이같은 중국 암시장 거래 가격은 미국 이동통신사 2년 약정시 구입 가격의 7∼10배에 해당한다. 여기서 거래되는 아이폰은 1차 출시국에 포함된 홍콩에서 판매된 제품들로 보인다.
미국 일부 언론은 애플이 중국을 1·2차 출시국에서 제외한 것은 내심 암시장을 노린 전략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아이폰 6와 6플러스는 지난 19일 미국을 비롯해 호주, 캐나다, 프랑스, 영국, 독일, 홍콩, 일본, 푸에르토리코, 싱가포르 등 1차 출시국 10개국에서 선보였다.
애플은 오는 26일 오스트리아, 벨기에, 덴마크, 핀란드, 아일랜드, 아일오브맨, 이탈리아, 리히텐슈타인,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뉴질랜드, 노르웨이, 포르투갈, 카타르,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스페인, 스웨덴, 스위스, 대만, 터키, 아랍에미리트연방(UAE) 등 2차 출시국 22개국에서 아이폰 6와 6플러스를 시판하기로 했다.
한국에서 SK텔레콤, KT, 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를 통해 출시될 예정이지만 일정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