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급진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연계조직인 북아프리카 무장단체 ‘준드 알 칼리파’가 프랑스인 인질을 참수했다면서 24일(현지시간) 동영상을 공개했다.
AFP 통신 등은 이슬람 과격단체 웹사이트 감시기구 ‘시테’(SITE) 인텔리전스 그룹을 인용, 이 단체가 프랑스인 인질 에르베 구르델(55)을 참수해 살해한 영상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정부를 향한 피의 메시지’라는 제목의 이 동영상은 구르델이 마스크를 쓴 조직원 4명 앞에 손에 묶인 채 무릎을 꿇고 있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 가운데 한 조직원이 “프랑스 십자군 범죄자들이 알제리와 말리, 이라크에서 개입 중”는 비난 성명을 아랍어로 읽었다.
동영상에서 구르델이 참수되는 모습은 나오지 않지만 조직원 한 명이 잘린 구르델의 머리를 든 장면이 찍혀 있다.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 참석 중인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소식을 들은 뒤 “잔인하고 비겁한 행위”라고 비난하면서 “이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이들은 반드시 처벌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이번 일로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 위협에 대응해야 한다는 결심이 더욱 확고해졌다”면서 “프랑스는 이라크 내 IS를 격퇴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귀국 직후 안보 관련 장관이 참석하는 비상 회의를 소집할 예정이다.
준드 알 칼리파는 지난 22일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려 올랑드 대통령이 24시간 안에 이라크 내 IS에 대한 군사행동을 멈추지 않으면 구르델을 살해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랑드 대통령은 “테러범들의 협박에 굴복할 수 없다”면서 공습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미국의 이라크 내 IS를 겨냥한 군사 작전에 국제사회에서는 처음으로 동참해 지난 19일 공습을 개시했다.
준드 알 칼리파는 IS가 지난 21일 ‘반(反) IS 동맹’에 참여한 국가의 비이슬람 교도들을 살해하라고 촉구한 후 구르델을 납치했다.
앞서 IS도 미국이 이라크 내 기지를 공습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제임스 라이트 폴리 등 미국인 기자 2명을 참수했으며 미국 동맹국인 영국의 구호요원 1명도 참수했다.
준드 알 칼리파는 원래 알카에다의 북아프리카 지부 소속이었지만, 최근 몇 주 사이에 알카에다에서 떨어져 나와 IS 지지를 선언했다.
이번에 살해된 구르델은 프랑스 남부 니스 주변에 있는 메르콩투르국립공원에서 일하는 산악가이드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 21일 등산을 하고자 차를 타고 알제리 티지 우주의 산간 지역을 지나던 중 준드 알 칼리파에 납치됐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