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고환암·성인女는 유방암”…불 붙은 ‘파라벤 치약’ 논란, 뭐길래

“아이는 고환암·성인女는 유방암”…불 붙은 ‘파라벤 치약’ 논란, 뭐길래

기사승인 2014-10-06 15:09:55
방송 뉴스 화면 캡처

‘파라벤 치약’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시중 제품들은 기준치 이하가 지켜지고 있어 괜찮다는 입장을 전했지만 함유 자체가 문제라는 전문가의 견해도 나와 파문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논란은 5일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이 식약처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여기에 따르면 의약외품으로 허가 받은 2050개의 치약 가운데 ‘파라벤’이 함유된 치약은 1302개(63.5%), ‘트리클로산’이 함유된 치약은 63개(3.1%)였다.

파라벤은 미생물의 성장을 억제시키는 방부제의 일종이며 트리클로산은 항균효과가 있는 화학물질이다. 이들은 암 발병률을 높이거나 각종 호르몬 분비를 교란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면서 인체 유해 논란이 일고 있다.

김재원 의원실에 따르면 파라벤이 함유된 치약 중 일부 제품은 허용 기준치인 0.2%를 초과하는 파라벤을 함유했고, 일부 제품은 0.3% 가량의 트리클로산을 포함했다. 트리클로산의 경우 화장품과 세정제에는 최대 허용치가 0.3%로 규정돼 있으나 치약에는 기준이 마련돼 있지않다.

김 의원은 “유해성분을 포함한 치약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어 국민 불안이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 성분의 유해성에 대한 신속한 검증은 물론 성분 표기마저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러자 식약처는 보도자료에서 “파라벤의 경우 함량기준을 0.2% 이하로 관리하고 있으며 이 기준은 유럽연합·일본(0.4% 이하), 미국(기준 없음) 등과 비교해 국제적으로 가장 엄격하다”고 해명했다.

치약 1개 제품에 100g이라고 가정했을 경우 0.2g 이하면 기준치를 만족시키는 것이다.

김재원 의원실 자료에 일부 제품이 기준을 초과하는 파라벤을 함유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자료를 제공하며 1300여개의 품목 중 2개 품목의 파라벤 함량을 잘못 기재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한예방치과학회 부회장인 경희대 치과대학 박용덕 교수는 6일 “함유량에 관계 없이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0.2%이면 치약 한 개에 100g이라고 가정을 했었을 때 기준치인 0.2g이 한 번 쓰이게 되면 괜찮다”며 하지만 “이것이 구강 내에 누적이 되는 특징이 있는데 이렇게 되면 혈류를 타고 오랫동안 체내에 잔존한다. 이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파라벤은 인체 내에 들어갈 경우 어린아이 같은 경우에는 고환암, 성인 여성은 유방암까지도 일으킬 수 있는 물질이다.

박 교수는 “국내에서는 0.2%인지 몰라도 유럽 같은 경우에는 거의 쓰지 않는 물질로 가고 있다. 특히 미국 같은 경우에는 파라벤이 무해하다는 걸 증명할 경우에만 사용을 허가하는 엄격한 잣대가 있다”며 “천연물질 방부제로도 치약을 만들 수 있지만 국내 회사들은 유통기간을 길게 하기 위해 화학물질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가 당장 취할 수 있는 조치에 대해 “치약을 사용하고 난 후 최소한 7번 또는 8번 정도 강하게 입을 헹궈내면 파라벤의 농도가 급격히 떨어진다”고 조언했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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