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의환향’한 일본 프로야구 오승환(32·한신 타이거즈·사진)이 내년 시즌 목표로 ‘최소 블론세이브’와 ‘0점대 평균자책점’을 내세웠다. 일본 진출 첫 해인 올 시즌 2승 4패 39세이브로 센트럴리그 구원왕에 오른 오승환의 평균자책점은 1.76, 블론세이브는 6개였다.

3일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오승환은 “내년에도 도전해야 한다”면서 “언제나 그렇듯 첫 번째 목표는 최소한의 블론세이브고, 그 숫자가 ‘0’이면 좋다. 한국에서 해보지 못한 0점대 평균자책점에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부상 없이 풀시즌을 소화한 것에는 만족하지만 6개의 블론세이브가 더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한국 프로야구 출신 한국 투수로서는 처음으로 일본 무대에서 개인 타이틀을 수상하고, 한국 선수 최초로 클라이맥스시리즈에서 최우수선수(MVP)로 뽑히는 등 화려한 한 해를 보냈다.

하지만 그는 “자랑스럽거나 만족스러운 느낌은 없다”면서 “좋은 팀과 좋은 선수들을 만났기 때문에 (개인) 성적도 좋았던 것”이라고 겸손해했다.

그는 선동열 전 KIA 감독을 넘어 한국인 최다 세이브 기록을 세운 것에 대해서도 “기록만으로 선 감독님과 나를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몸을 낮췄다.

오승환에겐 성공 보다 실패의 기억이 더 강하게 남아 있었다.

오승환은 “일본시리즈 4차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허용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면서 “큰 경기에서 끝내기로 승패가 갈린 데다 그것을 내가 맞았다는 점에서 기억이 강하고, 앞으로 야구 인생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변에서 많이 조언해준 대로 떨어지는 변화구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나도 알고 있다”면서 “캠프에서 보완하겠다”고 다짐했다.

2일 일본 스포츠닛폰과 산케이스포츠는 “니카니시 기요오키 한신 투수코치가 오승환에게 ‘돌직구를 더 빛나게 할 떨어지는 공을 연마하라’는 숙제를 내줬다”고 전한 바 있다. 여기서 니카니시 코치가 말한 ‘떨어지는 공’의 구종은 포크볼(fork ball)이다.

그는 “지금 던지는 구종을 더 완벽하게 만드는 것이 우선이고, 이후 다른 변화구도 익힐 것”이라며 “시즌 중에도 연습에서 포크볼 등을 연습했고, 투심패스트볼도 한국에서보다 많이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오승환은 한국에 도착한 후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을 묻자 “집에 가서 밥 먹어야죠”라고 답하며 공항에 마중나온 조카를 번쩍 들어 안고는 미소를 지으며 공항을 빠져나갔다.

김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