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형 내거] 4. 빅스가 아무래도 내 마음에 해로운 것 같아

[이 형 내거] 4. 빅스가 아무래도 내 마음에 해로운 것 같아

기사승인 2014-11-03 18:27:55

흡혈귀에 이어 지킬 박사와 하이드, 저주인형인가 했더니 이번에는 사이보그란다. 그룹 빅스 이야기다. 데뷔 때만 해도 그저 그런 남자 아이돌 그룹 중 하나인 줄 알았는데, 점점 눈에 밟힌다. 왜죠? 왜 눈에 밟히는 거죠?

빅스는 뻔한 남자 아이돌 그룹의 공식에서 조금씩 벗어나 있다. 평균 신장 180㎝가 넘어가는 여섯 명의 무대는 박력 넘치지만 말을 걸어보면 소녀가 따로 없다. 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 콘셉트들은 감히 필부는 따라할 수조차 없다. 명실상부 ‘대세’로 자리 잡은 그룹 빅스의 매력은 뭘까. 빅스에 입문하는 소녀들을 위해 멤버들의 매력을 파헤쳐 봤다. 멤버 각각의 매력을 탐구하기 위해 부제목은 팬들의 표현을 일부 인용했다.

라비, 랩할 때는 오빠인데 무대를 내려오면 원식이

라비(김원식·21)는 그룹 전체에 무게감을 부여하는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아이돌 백 명 중에 하나 난다는 ‘동굴 목소리’다. 낮게 깔리는 무거운 목소리의 랩이 들리는 순간 눈이 무대 위로 올라간다. 빅스의 노래 대부분의 랩을 만들고, 작사와 작곡에 대한 열정도 엄청나다. 단독콘서트에서 자작곡 ‘메모리(Memory)’를 선보였고, 이번 앨범인 ‘에러(Error)’에는 ‘왓 유 웨이팅 포(What U Waiting for)’가 수록됐다.

그러나 라비의 팬들은 그의 매력이 열정과 음악 활동뿐만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라비의 SNS에는 ‘헤헷’ ‘데헷’ 같이 애교 넘치는 의성어들이 가득하다. 연습생 시절 여동생이 찾아왔다고 울어버릴 만큼 여린 감성도 가지고 있다. 팬들은 “무대 위에서는 라비 오빠인데 무대를 내려오면 귀여운 원식이”라고 말한다.

리더 엔, 철쭉소년을 아시나요

한때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던 ‘철쭉소년’이 있다. 졸업사진에서 귀에 철쭉송이를 꽂고 수줍게 손을 흔들던 이 소년은 세월이 지나 아이돌 그룹의 멤버가 됐다. 바로 빅스의 리더 엔(차학연·24)이다. 외모만 보면 까맣고 섹시한 외모인데, 입을 열면 다정다감하다. 멤버들을 챙기는 세심함이나 유려한 말투를 보면 ‘빅스 리더가 엔이 아니었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켄, 귀공자같이 생겨서 시골개라니!

빅스의 메인보컬인 켄(이재환·22)은 곧고 파워풀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언뜻 강한 콘셉트에 묻힐 뻔한 빅스의 노래를 돋보이게 만드는 것은 메인보컬인 켄과 레오의 힘이다. 얼굴만 보면 귀공자가 따로 없는데, 개인기로 ‘시골개’를 내세우는 의외성도 가지고 있다. 빅스가 지난달 29일 케이블 채널 MBC 에브리원 ‘주간 아이돌’에 출연한 날, 켄의 ‘시골개’ 개인기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폭소로 뒤덮었을 정도다.

같은 채널의 시트콤 ‘하숙 24번지’의 주역도 맡았다. 켄은 첫 연기인데도 청춘들의 일상을 무난하게 그려내고 있다.

혁, 상혁아 누나예요 해치지 않아요

‘스트레스 컴온’으로 음원차트를 휩쓸고 나간 프로젝트 그룹 ‘빅병’의 혁띠가 바로 빅스의 혁(한상혁·19)이다. 빅스의 막내를 도맡고 있는 혁의 매력포인트는 바로 눈웃음. 무대에서는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혁이지만 무대 아래에서는 환한 눈웃음으로 빅스의 누나팬들 마음을 모조리 빼앗아 간다. 방긋방긋 웃으며 “빅스 다른 형들이 다른 데서는 이거 하지 말랬다”며 난감한(?)개인기를 쉼 없이 선보이는 모습에 브라운관 앞의 팬들은 눈물로 바다를 이룬다.

또 혁은 두 메인보컬에 지지 않을 만큼 좋은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달콤하면서도 나직한 혁의 목소리는 누나들의 마음을 절로 녹인다. 젤리피쉬 빨리 혁 비중 좀 높여주세요. 현기증 나요.

“빅스에서 레오가 제일 무서울 줄 알았는데 소녀였어요”

레오(정택운·24)를 말하는 키워드는 의외성이다. 183㎝의 키에 탄탄한 어깨를 가지고 있는 레오지만 입을 열면 그 미성에 놀라게 된다. 섬세한 디테일이 살아있는 목소리는 빅스의 보컬 스펙트럼을 넓히는 커다란 축이다.

레오를 언뜻 보면 카리스마 넘치는 성격을 가지고 있을 것 같지만 알고 보면 가장 소녀(?)답다. 표정의 가짓수가 적어 오해를 자주 사지만 팬들은 레오의 입가 각도만 봐도 레오의 기분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소녀시대의 ‘아이 갓 어 보이(I Got A Boy)’를 춰 달라는 정형돈의 요청에 귀까지 빨개질 정도로 수줍음이 많다.

홍빈, 빅스의 입구를 맡고 있지만 출구는 없죠

일명 ‘빅스 입구’를 도맡고 있는 홍빈(21)은 반듯한 외모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신인 배우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로 균형 잡힌 외모와 큰 키, 탄탄한 몸매로 팬이 아닌 사람들도 빅스의 팬으로 만들기 때문에 별명이 ‘입구’란다. 출구는 없다.

SBS ‘기분좋은 날’에서 조역으로 열연해 엄마 팬들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소속사 선배인 박효신을 ‘햇님’이라고 부르며 따르는 모습은 ‘엄마미소’를 절로 나오게 한다. 형들에게 입바른 말도 곧잘 하는 것이 가장 귀엽다고 팬들은 입을 모은다.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

추신 : 빅스의 팬이 되고 싶다면 이들이 출연한 ‘주간 아이돌’은 필수로 복습해야 하는 프로그램. 켄의 시골개와 레오의 ‘아이 갓 어 보이’가 주요 포인트. 랜덤 댄스에서 다들 ‘리더몰이’를 하느라 몰랐지만, 알고 보면 안무는 모두 다 틀렸다는 팬들의 제보를 알고 나면 두 배로 웃으며 볼 수 있다.

코너명 : 자랑할 이?, 형 형兄, 어찌 내奈, 횃불 거炬. ‘어둠 속 횃불같이 빛나는 이 형(혹은 오빠, 언니)을 어찌 자랑하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인가’ 라는 뜻으로, ‘이 오빠 내 거’라는 사심이 담겨있지 않다 할 수 없는 코너명.
이은지 기자 기자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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