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신해철 고통의 10일… 매니저가 밝힌 고인의 투병과정 보니

故 신해철 고통의 10일… 매니저가 밝힌 고인의 투병과정 보니

기사승인 2014-11-05 17:32:55

故 신해철의 유족들이 고인의 사망 과정을 소상히 밝혔다.

유족과 고인의 소속사인 KCA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5일 오후 5시쯤 경기 안성 유토피아추모관 강당에서 신해철의 사망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고인의 매형인 김형열 씨는 “고인의 입원에서 사망까지의 과정을 밝히겠다”고 말하며 지난 17일 신해철의 장협착 수술 당시부터 사망까지의 과정을 소상히 밝혔다. 고인이 사망하기까지 열흘 동안 고인과 함께했던 매니저에 따르면 경과는 다음과 같다.

▲ 17일 장협착 수술 받은 직후부터 흉부통증을 지속적으로 호소했다. 침대에 눕혀주면 자꾸 가슴과 배 분을 쓸어내렸다.

▲ 지난달 19일까지 지속적으로 통증을 호소했으나 오후 1시쯤 S병원에 의해 퇴원지시가 내려졌다. 금식을 조건으로 퇴원시켰다고 S병원은 주장하고 있으나 매니저는 “원장이 미음이나 주스 등 액상으로 된 음식은 먹어도 된다고 했다”며 “미음 먹어보고 괜찮으면 죽을 먹고, 죽 먹어보고 괜찮으면 밥을 먹어도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 다음날인 20일부터는 고열이 동반됐다. 열을 재보니 40도가 나왔다. 결국 오전 5시10분쯤 다시 S병원에 내원했으나 오전 8시 2분쯤 귀가 조치됐다. 당시 21일 오전 11시15분에 원장과 외래 진료가 예약돼있어 예약사실을 확인 후 귀가했다. 그러나 귀가 후 오후 3시6분쯤 매니저가 “신해철씨가 많이 아파하는데 위밴드 수술을 도로 풀 수 없냐”고 S병원에 문의했다. S병원 간호사는 “그것 때문에 아픈 건 아닐 것 같다”며 원장에게 진료를 권유했다. 오후 4시10분쯤 다시 내원했으나 원장은 하복부를 눌러본 후 “여기가 안 아프면 복막염이 아니니 안심하라”고 진단했다. “가슴 통증은 내시경 때문”이라고 말했다.

▲ 21일 오전 6시57분경 가족들이 “신해철씨가 많이 아파한다”고 매니저에게 연락했다. 당시 신해철은 “의사가 나에게 무슨 짓을 했길래 이렇게 아픈지 모르겠다”며 병원 진료를 거부했다. 고열이 심했다.

▲ 결국 22일 재입원했다. 이날 오전 4시50분쯤 복부 팽만 증상을 보였고 S병원 진료기록표에 따르면 가스 배출이 안된다는 내용이 확인된다. 6시5분쯤 왼쪽 가슴을 부여잡고 아프다고 소리쳤다. 이 때 타병원 응급실을 S병원이 권유했다.

▲ “신해철씨가 잠을 못 자고 통증이 심하다. 다른 처치를 해 달라”고 매니저가 S병원에 요청하자 간호사는 “더 이상 해 줄 것이 없다”며 “다른 병원 응급실에 가시거나 원장님을 만나보시라”고 말했다. 이에 고인은 기다렸다가 원장을 만나보겠다며 응급실에 가라는 권유를 거절했다. 오전 8시5분쯤 가슴 답답함과 복통을 호소했으며 8시50분쯤 원장이 심전도 검사를 실행했다. 이상이 없다며 24시간 입원 조치를 내렸다.

▲ 당시 원장이 간호사에게 “모르핀(마약류 진통제)처치 하지 말라고 했는데 했냐”고 묻는 것을 매니저가 들었다. 차트에는 패치딘만 들어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어 원장은 “가슴 통증은 혈관이 반 정도 막혀있어서 심장으로 가는 피가 모자라 그런 것”이라며 “심전도 이상 없으니 안심하라”고 고인에게 말했다.

▲ 고인이 화장실에 들어간 이후 매니저가 문을 열어보니 바닥에 누워서 헐떡이고 있었다. 간호사가 원장을 호출. 원장이 목격했다는 S병원 진료기록부와는 다르다. 고인을 침대에 눕혔으나 숨을 못 쉬겠다고 소리쳐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으나 기계 연결 불량으로 심장 재세동기가 가동되지 않았다.

▲ 매니저가 문틈으로 엿보니 재세동기에 심장 고동이 감지되지 않는 일자 현상 보였다. 오후 1시 응급수술.

▲ 오후 2시경 아산병원으로 후송했으며 시간은 10분이 소요됐다. S병원은 오후 1시에 응급차 이송했다고 기록했다. 아산병원에 도착한 후 원장은 “병원에서 심장마비가 왔지만 응급조치가 빨라 뇌손상이 없을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산병원에서 심장만 고쳐 나가면 아무 문제 없이 생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그러나 아산병원 내원 당시 고인의 뇌손상이 의심되는 상태였으며, 패혈증에 해당하는 검사 결과가 나왔다. 심낭기종, 장천공 상태였으며 오후 9시20분쯤 외과수술이 진행됐다. 개복 당시 체액과 음식물 찌꺼기가 나왔으며 소장천공이 발견돼 소장천공 및 유착부위를 절제하는 시술을 했다.

▲ 9시40분쯤 검상돌기를 제거하고 심낭에 접근했다. 아산병원 의료기록에 따르면 심낭 안에 더럽고 진득한 액체가 있어 배액했고 배액 이후 활력이 안정되고 빈맥이 호전됐다고 기록돼 있다.

▲ 아산병원 내원 당시 이미 혼수상태였으며 이때부터 뇌사라는 의증이 기록돼 있다.

위와 같은 내용들을 밝히며 김 씨는 “S병원 원장님은 지금이라도 전문의로서의 책임감과 의사로서의 양심을 걸고 진실을 명확히 밝혀달라”고 말했다. 이어 “아산병원 측에서는 응급상황 기록을 상세히 알려줘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앞서 신해철은 지난 17일 스카이병원에서 장협착 수술을 받고 통증을 호소했다. 22일 심정지로 쓰러져 아산병원으로 옮겨졌고 오후 8시 오장절제 및 유착박리술을 받았다. 그러나 27일 오후 8시19분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으로 사망했다.

고인의 장례는 5일 오전 절차대로 진행됐다. 소속사 관계자와 밴드 넥스트 멤버 등 50명이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 했다.

3일 국과수에 따르면 신해철의 사망이 의료사고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부검결과 소장 외에 심낭에서도 천공이 발견됐다. 경찰은 이후 S병원과 아산병원 의료관계자를 소환해 의료사고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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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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