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전은 난타전 되는 거 아닌지 모르겠네.”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린 지난 4일 덕아웃에서 기자들과 만난 삼성 라이온즈 왼손 투수 장원삼(31·사진)은 이렇게 말했다. 물론 이전 주말에 팀 자체 청백전에서 ‘타자들 기 살려주려다’ 자신이 많이 맞았고, 넥센 히어로즈 선발 오재영이 올 시즌 삼성에 강하지 않았다는(2경기 1패, 평균자책점 27.00) 이야기를 하면서 나온 ‘장난’이었다.
그는 3, 4차전이 작은 목동구장에서 열리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물음에도 “당연히 부담스럽지 어떻게 안 부담스럽겠느냐”며 넉살을 떨기도 했다.
목동구장은 홈 플레이트에서 외야 펜스까지 거리가 중앙 118m, 좌우 98m다. 대구구장(중앙 120m, 좌우 99m)보다 조금 짧은 정도다. 펜스 높이도 목동 2m30㎝, 대구 3m10㎝로 차이가 크진 않다.
장원삼의 말은 모두 취재진과 웃음을 주고 받으며 나온 농담이었지만 그렇다고 현실이 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올 시즌 목동구장 성적이 양팀 다 좋기 때문이다.
올 시즌 199개로 팀 홈런 1위에 오른 넥센은 홈 구장의 덕을 톡톡히 봤다. 199개 중 112개가 목동에서 나왔다. 52개로 홈런왕을 차지한 박병호는 절반이 훨씬 넘는 35개를 목동에서 기록했다.
넥센 타선은 삼성 전 16경기 타율이 0.273이지만 목동에서 한 8경기를 따져보면 0.285로 더 높았다. 다만 삼성전 홈런은 대구(14개)보다 목동(12개)에서 2개 적었다.
삼성은 대구구장 넥센 전 8경기 타율이 0.342 였지만 목동에서도 3할(0.301)을 넘겼다.
삼성 4번타자 최형우는 목동에서 타율 0.433(30타수 13안타) 2홈런 6타점, 1번타자 야마이코 나바로도 목동에서 타율 0.371(35타수 13안타) 1홈런 9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삼성 타선이 실전경기를 오래 쉰 탓에 1차전 4안타 2득점에 그쳤다가 2차전부터 타격감이 살아났다는 점은 외야 관중석이 없어 타자들에게 더 좁아보이는 목동에서 더욱 자신감을 가지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삼성 타선은 2차전에서 10안타를 몰아치며 7점을 뽑았다. 특히 나바로, 이승엽, 최형우, 채태인 등이 장타(2루타·홈런)를 펑펑 날려댔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