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 노래하라.’
케이블채널 Mnet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6’(이하 슈스케6)가 외치는 슬로건이다. 누구에게나 공평한 기회를 주며 공정한 경쟁이 보장된다. 지원자들의 성별, 외모, 나이를 따지지 않고 오로지 노래만으로 경쟁하기 때문이다. 목소리 하나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TOP3 김필, 곽진언, 임도혁을 1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슈퍼위크에서 레전드 무대 ‘당신만이’를 꾸민 ‘벗님들’의 3인방이다.
김필, 곽진언, 임도혁은 오디션에 참가하기 전 음악 하나만 바라보며 산전수전을 겪었다. 슈스케6 방송에서도 봤듯이 김필은 음악으로 500만원도 벌어 본 적이 없었다. 그는 슈스케에 출연하기 전 주로 라이브 클럽에서 노래를 부르며 하루 내내 일해도 5만원을 버는 게 전부였다고 한다.
곽진언 역시 공연을 하기 위해 무작정 의정부 거리에 나가 기타 가방을 열어놓고 버스킹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드럼으로 대학 입시에 도전하면서 삼수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도혁은 번번히 타 오디션이나 회사 오디션에 떨어져 꿈을 접으려고 했다고 한다.
세 사람은 슈스케에 나오면서 기적을 만들었다. 임도혁은 “새로운 세상을 만났다”라고도 표현했다. 이들이 오디션에 참여하면서 변화한 자신의 모습에 대해 설명했다.
먼저 맏형 김필은 “스물아홉이라는 나이만으로 참여하게 됐다. 30대가 되면 뭔가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게 겁이 났다. 현실에 치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바뀐 점으로 제 스스로는 그 전보다 자신감도 많이 생겼고, 무엇보다 가장 음악하면서 행복한 순간을 보내고 있다. 이제는 좀 밥값을 하는 것 같다. 밥 먹을 자격이 있는 느낌을 받는다. 그전에는 항상 이렇게 해도 되나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잘 하고 있구나’ 스스로 칭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곽진언은 슈스케에 출연하면서 너무 많은 것을 얻어서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정도라고 했다. 그는 “저를 알릴 수 있게 된 계기와 주위에 좋은 음악하는 동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막내 임도혁도 예전과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슈스케에 나오기 전에는 노래를 처음 시작했을 때의 마음들을 잊고 있었다. 어떻게든 돈을 더 벌 수 있을까하는 생각 밖에 없었다. 슈스케를 통해 초심을 다시 찾게 됐고, 주위에 좋은 사람들도 많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슈스케를 통해 얻은 것으로는 “좋은 경험을 얻었다”고 했다. 그는 “쉽게 경험할 수 없는 것을 얻어가고 있다. 제일 좋은 것은 이렇게 잘하는 가수들을 동료로 만날 수 있었다는 거다. 잃은 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듯 세 사람은 슈스케를 통해 인생이 바뀌었다. 슈스케가 말하는 ‘기적’을 이룬 셈이다. 잃은 것 보다는 얻은 게 훨씬 많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려주고 평가받을 수 있다는 자체가 행복하다는 세 사람이다. 이제 준결승과 결승 단 두 번의 무대만 남았다. 이들 중 단 한명만이 5억 상금의 주인공이 되겠지만 누가 우승해도 어색할 것 없다.
그래도 궁금해지는 건 5억 상금 사용 계획이다. 김필은 “상금을 다 기부하진 않더라도 예전부터 생각해 온 대로 좋은 일에 쓰고 싶다. 나머지는 음악을 하는데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꼭 보답을 하고 싶었다. 우승하는 날이 오면 보답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예선 당시 10㎏ 감량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임도혁은 “우승상금 중 약 5000만원에서 1억원 정도는 헬스클럽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혀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남은 돈으로 우리 가족이 함께 살 수 있는 단독 주택을 사는 게 꿈”이라고 덧붙였다.
곽진언은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했다. 그는 “생각이 없었다. 먼저 부모님과 상의해야 되지 않을까? 상상해보지 않은 큰 액수다. 상금 탄 후에 생각해 보겠다”며 “제가 공연장을 대관해서 무료로 공연을 열고 싶다”고 말했다.
슈퍼스타K6의 최종 주인공은 우승상금 5억원과 초호화 음반 발매 및 2014 MAMA 스페셜 무대에 오를 기회를 얻게 된다. 준결승은 오는 14일 밤 11시 서울 회기동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치러진다.
이혜리 기자 hy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