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학년말 상담, 준비할수록 답이 보인다

초등학교 학년말 상담, 준비할수록 답이 보인다

기사승인 2014-12-05 17:42:55
고학년 학부모일수록 담임교사 상담 중요

‘질문의 빈도’·‘갈등 해결방법’ 등 구체적 질문 준비

12월부터 초등학교에서는 학년말 학부모 상담이 시작된다. 대개 학기 초의 상담은 1~2개월 정도의 짧은 기간 동안 학생을 살펴본 시점에 이뤄지지만 학년말에는 담임교사가 학생의 성향은 물론 학습태도나 생활습관, 집중력, 교우관계 등을 완벽히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보다 세밀한 상담이 가능하다.

아이스크림의 홈런(Home-Learn) 초등학습연구소(소장 최형순)는 초등교사 경력 23년의 노희수 인천 간재울초등학교 교사의 조언을 토대로 초등 학부모의 학년말 상담 준비 방법을 제안한다.

대개 2학기에는 1학기의 절반 정도에 불과한 학부모 상담이 진행되고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상담건수는 줄어든다. 학부모는 저학년 시기에 많은 상담을 가져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담임교사와의 상담은 더 큰 중요성을 갖는다.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학교 수업시간과 방과 후 활동이 늘어나면서 부모와 대화할 시간은 부족해진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발달하고 자신의 가치관이 형성되는 가운데 부모와 대화를 하지 않으려는 경향도 생긴다. 저학년 시기에는 부모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만, 고학년으로 갈수록 자신의 주관적 판단과 가치관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부모의 의견에 수긍하면서 속으로는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은 만큼 담임교사와의 상담을 통해 자녀의 판단, 행동에 대한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

초등 고학년은 부모와의 관계보다 친구와의 관계를 중요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하면서 또래집단 문화에 민감해진다. 또래집단 안에서 유행하는 노래, 언어, 복장 등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불안해하고, 외모나 복장을 놓고 부모와 갈등을 빚기도 한다. 이 시기에는 실수를 두려워하고 남들의 시선을 중요하게 여기게 되는데 수업시간에 발표하는 아이들이 줄어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타인을 의식하는 정도는 집단에 속해있을 때 나타나는 모습으로 담임교사와의 상담에서 적극적으로 질문해야 할 부분이다.

학기말 학부모 상담은 단순히 자녀의 학교생활을 확인하는 시간이 아니다. 자녀의 발전을 위해 부모가 더 알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상담하는 자리이다. 통지표에 적힌 상투적인 답변이 아닌 자녀를 위한 맞춤형 대답을 듣기 위해서는 좀 더 구체적인 질문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집중을 잘 하나요?” VS “질문을 잘 하나요?”

학생들이 떠들지 않고 교사를 보고 있다고 해서 집중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질문을 하는 학생이야말로 수업 시간에 더 경청하고 있는 것이며 질문을 잘 하는 학생들이 학업 면에서도 우수한 성취 결과를 보인다. 자녀가 수업 내용을 잘 받아들이고 있는지가 궁금하다면, ‘집중을 잘 하는지’보다 ‘질문을 잘 하는지’ 묻는 것이 좋다.

◇“친구와 잘 어울리나요?” VS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나요?”

학교생활에 있어서 대인관계는 공부만큼 중요하다. ‘놀이’라는 같은 목적을 지니고 있을 때에는 문제가 되지 않다가 갈등이 벌어질 경우 해결 방법이 서툰 아이들이 있다. 폭력을 사용하거나 친구를 무시하는 아이, 친구의 따돌림을 주도하는 아이들이 있지만 부모가 자녀의 이런 모습을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자녀의 단점을 듣는 것이 유쾌하지 않아도 아이를 올바르게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중요한 질문이다.

◇“우리 아이는 몇 등인가요?” VS “우리 아이에게 적합한 학습 전략은?”

학부모들은 ‘학업’에 관해 가장 궁금해 한다. 초등학교 교육의 특성상 서열화된 석차를 산출하거나 수치화된 결과를 보여주는 학교가 감소하고 있어 “우리 아이는 몇 등 인가요?”와 같은 질문은 적합하지 않다. 대신 어떤 교과에 좀 더 노력해야 하는지, 학업 관리를 위해 가정에서 노력해야 할 부분은 어떤 것인지 등 ‘적합한 학습 전략’에 대해 조언을 구하는 질문이 효과적이다.

평소 자녀의 학교생활에 신경을 써주지 못했다면 책가방부터 관찰하는 것이 좋다. 책가방에는 아이의 모든 학교생활이 담겨 있기 때문에 알림장, 교과서, 공책 등만 살펴봐도 담임교사와의 상담이 훨씬 수월해질 수 있다. 최형순 아이스크림 홈런 초등학습연구소장은 “부모가 자녀를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자녀의 발전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일”이라며 “담임교사와의 상담은 자녀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김성일 기자 ivemic@kukimedia.co.kr
ivemic@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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