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여 상무, 박창진 조사 때 옆에 앉아 ‘조현아 두둔’…사실상 적극 개입 확인

대한항공 여 상무, 박창진 조사 때 옆에 앉아 ‘조현아 두둔’…사실상 적극 개입 확인

기사승인 2014-12-23 09:05:55

‘땅콩 리턴’으로 항공기에서 내린 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의 국토교통부 조사 당시 회사 객실 담당 임원인 여모 상무가 옆에 앉아 조현아(사진) 전 부사장을 두둔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조사 당시 여 상무가 약 19분 간 동석했던 건 이미 드러난 사실이지만 국토부는 “처음 만났을 때 인사하느라 함께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었다.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상희(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국토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캡처 화면)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8일 박 사무장 조사 당시 대한항공 임원이 동석하게 된 이유에 대해 ‘조사관이 부주의로 동석시키게 되었고, 조사 진행 중 조 前 부사장을 두둔하는 듯한 인상을 주어 퇴실 조치하였음’이라고 밝혔다.

또 동석시간은 ‘전체 진술조사 57분 중 초기 19분47초간임’이라고 확인했다.

사실상 회사 임원이 조 전 부사장에게 유리한 쪽으로 조사 방향을 이끌기 위해 적극 개입하며 박 사무장이 압박감을 느끼게 했고, 이런 조건을 국토부가 조성하게 된 것이 드러난 셈이다.

여 상무는 사건 직후 직원들에게 최초 이메일 보고를 삭제하라고 지시하고 사무장과 다른 승무원에게 거짓 진술을 강요하는 등 사건 은폐·축소를 주도적으로 실행한 혐의를 받는 인물이다.

국토부 측은 당시 조사관이 여 상무를 상대로도 질문했는지 등의 자세한 상황을 묻자 “확인해보겠다”고만 답했다.

앞서 서승환 국토부 장관은 전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현안보고에서 국토부 조사 과정에서 어떤 점이 가장 문제였다고 생각하느냐는 이미경(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질문에 “조사하는데 임원을 동석시킨 부분은 충분히 의심받을만한 사안”이라고 답했다.

서 장관은 “이 사실을 언론보도로 접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해 바로 특별자체감사를 지시했다”면서 “감사로 (국토부) 조사관과 대한항공 간 유착이 없었는지 철저히 조사해 만약 유착이 있었다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등 엄정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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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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