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담 잘하겠네” “저능아” “병신”…서울시 ‘박현정 의혹’ 사실로 확인

“마담 잘하겠네” “저능아” “병신”…서울시 ‘박현정 의혹’ 사실로 확인

기사승인 2014-12-23 12:37:56
곽경근 선임기자

서울시가 박현정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 대표의 직원 성희롱·폭언 의혹에 대해 사실로 확인됐다고 23일 밝혔다.

서울시 시민인권보호관은 서울시향 직원들로부터 관련 내용을 접수하고 이달 초부터 사건을 조사해 온 결과 직원들의 투서 내용대로 박 대표가 지난해 2월 취임 후 지속적으로 사무실과 행사장에서 직원들을 성희롱하고, 폭언과 욕설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여성 직원들에게 “마담 하면 잘하겠다”, “짧은 치마 입고 다리로라도 음반 팔아라”, “네가 애교가 많아서 늙수그레한 노인네들한테 한 번 보내보려고” 등의 발언을 했다. 또 남성 직원에게는 “너는 나비 넥타이 매고 예쁘게 입혀서 나이 많고 돈 많은 할머니들에게 보내겠다”는 성적 수치심을 일으킬 만한 말을 했다.

이뿐만 아니라 박 대표는 직원들에게 ‘저능아’ ‘병신’ 등 욕설을 자주 했으며, 시작하면 짧게는 수십 분에서 길게는 4∼5시간씩 고성을 내는 등 비정상적인 질책을 일삼았다.

이윤상 서울시 시민인권보호관은 “직위를 이용해 성적 굴욕감과 혐오감을 느끼게 하고, 저질 욕설로 언어폭력을 행사한 건 전형적인 직장 내 괴롭힘”이라며 “공공기관에서 이런 문제가 재발하지 않게 특단의 조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인권보호관의 이 같은 조사 결과에 따라 시는 사실상 박 대표에 대한 해임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인권보호관은 피해자들에 대한 회복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

박원순 시장도 지난 11일 언론사 사회부장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박 대표가 그렇게 직원들을 꾸중해선 성공할 수 있겠느냐”며 “(폭언 등이) 사실이라면 경영자로서 문제가 상당히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박 대표가 제기한 정명훈 예술감독의 개인 사정으로 인한 시향 공연 일정 변경 등에 대한 내용은 시 조사담당관에서 파악 중이며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정 감독의 경우 계약 내용 미이행 등 내용을 보완해 재계약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간담회에서 “정 감독에 대한 공격은 취임 직후부터 있었다”며 “하지만 정 감독처럼 서울시민이 사랑하는 지휘자가 문제가 좀 있다고 하기로서니 배제해버리면 그 대안이 있느냐”고 말했다.

김현섭 기자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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