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 투 하트’ 주연 배우들의 이윤정 PD에 대한 신뢰는 두터웠다. ‘믿고 보는’ 감독이란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었다.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 세퀘이아홀에서 케이블채널 tvN 새 금토드라마 ‘하트 투 하트’(연출 이윤정, 극본 이정아·고선희)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하트 투 하트’는 주목받아야 사는 환자 강박증 의사 고이석(천정명)과 주목받으면 죽는 대인기피성 안면홍조증 환자 차홍도(최강희)의 멘탈 치유 로맨스를 그린다.
특히 2007년 MBC 인기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과 2009년 ‘트리플’, 2012년 ‘골든 타임’을 연출한 이윤정 감독의 프리랜서 선언 후 tvN에서 첫 작품이다. 이 감독만의 독특한 로맨틱 코미디와 트렌디한 감각은 많은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바 있다.
이 감독은 특별한 기획 의도를 밝혔다. 그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자’가 우리 드라마가 말하는 지점이다. 자기를 자랑스럽거나, 못났다고 생각하거나 하는 사람들이 자신을 사랑하는 게 부족해서 그런 게 아닐까 생각했다. 자기 자신의 부족함을 서로가 사랑하면서 채워나가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연출 포인트로는 “씨익 웃으면서 뭔지 모르고 보다가 찡해서 울게 되는 그런 드라마였으면 좋겠다”고 짚었다.
주연 배우인 최강희와 천정명은 이 감독에 대한 믿음이 강했다. 최강희는 1년 반 동안의 공백 기간을 가졌다. 많은 작품을 고사해왔지만 이 감독의 작품이라 선뜻 선택했다는 것이다.
그는 “은둔 생활을 하며 활동을 쉬었다. 그러나 중간에 이윤정 감독과 함께 작품했던 시절이 생각나더라. ‘떨리는 가슴’이라는 단막극이었는데, 그 당시가 연기 활동하는 중에서 가장 행복했던 봄날이었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대본도 보지 않고 출연을 결정했다고 했다. 이 감독의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최강희는 “감독님의 디렉션 안에 편안함과 웃음이 항상 끊이지 않았다. ‘해피 바이러스’라고나 할까? 내가 연기할 캐릭터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또한 배우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감독이라고 배우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최강희는 “배우의 감정을 본인과 동일시해서 생각해준다. 그걸 알고 있단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작품을 들어가게 되면 부담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윤정 감독은 늘 같이 해보자는 식이다”고 설명했다.
천정명 역시 “감독님이 굉장히 디테일하시다.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고 리드해준다. 될 때까지 하는, 반복하는 디렉션이다”면서 “늘 감독님이 기분 좋게 해주셔서 이번 작품에 들어가게 됐다”고 말했다.
극중 순정마초 강력계 형사 장두수 역을 맡은 이재윤은 이 감독이 다른 감독들보다 차별화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배우로서 열려 있는 공간에서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게 감독님이 만들어주신다. 내가 넓은 들판에 풀을 뜯어 먹는 한 마리의 양이 된 것 같다”며 “대본에 얽매이지 않게, 배우의 상상력에 맡기는 것 같다. 제가 생각하는 이상의 캐릭터를 만들 수 있게 도와준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재윤은 이 감독을 실망시키지 않는 마음이 가장 크다고 했다. 그는 “가장 두려운 게 사람 실망시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작품을 통해 감독님 실망시키고 싶지 않은 마음이 가장 크다. 감독님에 대한 애정이 식지 않고 배우와 감독의 인연으로 오래 좋은 작품을 하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미생’의 후속작이라는 부담감과 식상한 로맨틱 코미디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이 감독은 “비슷한 캐릭터와 설정으로 보일 수 있지만 저희가 말씀드릴 수 있는 건 가슴으로 어떻게 다가가서 시청자들이 느끼느냐다. 저희 드라마를 보시면 처음 보는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혜리 기자 hy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