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개월 간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이병헌 협박’ 사건의 피고인들이 15일 실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정은영 부장판사는 영화배우 이병헌(45)씨를 협박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모델 이지연씨(25)와 걸그룹 멤버 다희(21·본명 김다희)씨에게 이날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공갈 혐의로 각각 징역 1년2월, 1년을 선고했습니다. 앞서 검찰은 두 사람에게 각각 징역 3년을 구형했었죠.
이지연과 다희는 타인의 약점을 이용해 50억원이라는 거액을 뜯어내려 한 비뚤어진 욕망에 대한 법의 심판을 받게 됐습니다. 당연한 수순입니다.
하지만 이병헌이라고 ‘진실이 밝혀졌다’고 마냥 좋아할 순 없어 보입니다. 정 부장판사가 읽어 내려간 양형 근거에선 이병헌에게도 ‘판결 아닌 판결’ ‘또 하나의 판결’이 내려졌기 때문입니다.
정 부장판사가 이지연이 그동안 일관되게 연인관계로 신체접촉이 있었고, 일방적 이별통보를 받고서 성적 대상에 불과했다는 배신감에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이라고 주장한 것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피고인들 사이에 오간 문자메시지 내용을 볼 때 이씨가 연인으로부터 일방적 이별통보를 받아 배신감 때문에 우발적으로 범행을 결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금전적 동기에 의한 계획적 범행”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어 정 부장판사는 “두 사람 사이에 오간 메시지를 보면 피해자 이병헌씨는 이씨를 이성적으로 좋아한다고 느낄만한 태도를 보였지만, 이씨는 오히려 피해자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병헌씨는) 유부남이면서도 나이가 훨씬 어린 이씨와 사적 만남을 갖고 신체적 접촉도 했으며 성적인 관계를 바라는 듯한 메시지를 보내기도 한 점을 볼 때 피고인 이씨의 입장에서는 그가 자신을 이성으로 좋아한다고 받아들일 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 이씨의 경우 만나자는 이병헌씨의 요청을 여러 차례 회피하고 김씨와 주고받은 메시지에서도 이병헌씨를 좋아하는 감정은 엿보이지 않았으며, 성관계도 끝까지 거부했다. 연인이라고 하려면 서로의 관심이 비슷해야 한다”며 “그런데도 이씨는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일관되게 연인이었다고 주장하며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했고, 이로 인해 피해자가 사회적 비난 등 상당한 피해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 부장판사는 “동영상이 일반에 유포되지는 않았고, 피해자도 유부남이면서 나이가 어린 피고인들과 어울리며 과한 성적 농담을 하고 이성으로서 관심을 보이는 등 이 사건의 빌미를 제공한 점을 고려했다”며 검찰 구형량에 비해 짧은 징역형을 선고한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병헌은 지난해 11월 피해자 진술을 위해 법정에 나왔을 때 “연인 관계가 아니라 친한 동생이었고 음담패설은 농담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의 눈에 이병헌은 아내가 있는 남자이면서도 스무살이나 어린 여자를 상대로 명백하게 과한 표현과 행동을 했습니다. ‘친한 동생’ ‘농담’은 자신 만의 이야기라는 걸 법원도 인정한 겁니다.
이지연과 다희는 이제 법의 심판을 받게 됐습니다. 이병헌을 향한 여론의 시선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까요.
까도 까도 나온다… 바비킴 사건은 왜 여기까지 왔나
[친절한 쿡기자] 바비킴은 벌써 데뷔 20년이 넘은 중견 가수입니다. MBC ‘나는 가수다’에 출연하면서 대중적 인지도도 얻었죠. 그런 그가 비행기에서 술을 먹고 난동을 부렸다고 합니다. 아마 대부분 같은 생각이 들었겠죠. “아니, 대체 왜?”
지난 8일 보도된 바비킴 사건에서 부각된 건 ‘만취 난동’과 ‘승무원 성희롱’이었습니다. 단어만 들어도 충격적입니다. ‘승무원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승무원이 묵는 호텔을 물어봤다’ 등의 소문이 빠르게 퍼져나갔습니다. 항공사 측의 실수로 비즈니스석이 아닌 이코노미석에 앉게 됐다는 사실도 함께 알려졌지만 바비킴의 행동은 용납될 수 없었습니다.
비난을 쏟아내던 네티즌들을 멈칫하게 한 건 뒤늦게 밝혀진 대한항공의 ‘진짜’ 실수였습니다. 대한항공은 좌석 등급을 착각한 게 아니었습니다. 바비킴을 아예 다른 사람과 헷갈렸지요. 바비킴의 영문 이름은 ‘KIM ROBERT DO KYUN’이었지만 대한항공이 발권한 티켓은 이코노미석을 예약한 ‘ROBERT KIM’의 표였습니다. 바비킴이 다시 확인을 요청했지만 대한항공 측 직원은 또다시 ‘ROBERT KIM’의 이름을 검색했습니다. 본인이 아니었으니 아무리 시스템을 조회해도 결과는 똑같았을 겁니다.
대한항공은 발권 실수가 알려지자 “다시 발권을 해주려고 했지만 바비킴씨가 출발 지연이 우려돼 변경을 원하지 않았다. 상황을 알고 동의한 상태에서 돌아간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대항항공이 말하는 ‘동의’가 이코노미석에 앉기로 했다는 것인지, 비행 도중 비즈니스석으로 변경해주겠다는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태가 불거진 걸 보면 충분한 의사소통이 이뤄진 것 같지 않습니다. 게다가 바비킴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느낌을 풍겨 ‘땅콩 리턴’ 사건 당시 내놓은 황당한 해명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바비킴은 비즈니스석에 앉지 못했습니다. 한 사람의 이름으로 2명이 발권되는 바람에 이코노미석이 부족해지자 다른 여성 승객이 비즈니스석으로 자리를 옮겼죠. “바비킴이 왜”라는 질문의 답은 사건이 알려진 지 3일 만에 드러났습니다.
네티즌들의 눈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땅콩 리턴’으로 이미지가 좋지 않았던 대한항공이 자신의 실수를 감추려했다는 의혹을 받기 시작했죠. 대한항공은 12일 “바비킴 측과 논의해보고 보상을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마저도 여론을 의식해 보상을 운운한다는 비난을 받았습니다. 조현아 전 부사장 때와 마찬가지로 해명이 되레 화를 부추기는 모습입니다.
인터넷에선 ‘바비킴 사건의 정황’ ‘바비킴 사건의 전말’ 등의 제목을 달고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들을 정리한 네티즌의 글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바비킴의 난동행각이 아니라 대한항공의 대처에 초점을 맞춘 글들입니다. 13일 인터넷에는 ‘마카다미아 알고리즘’이라는 제목으로 대한항공의 고객응대를 비꼬는 이미지까지 등장했는데요. 고객항의가 있을 경우 자신들에게 문제가 없을 때에는 ‘기내 난동’으로 귀결시키고 자신들에게 문제가 있을 때는 고객에게 술을 제공해서 ‘음주 기내 난동’으로 연결시킨다는 내용입니다.
세계일보는 13일 “바비킴의 기내 난동 당시 승무원들이 바비킴을 제압하기 위해 테이저건(전기충격기)까지 준비할 정도로 난동과 성추행 상황이 심각했다”고 전했습니다. 당시 상황을 찍은 영상까지 있다고 하는데요. 경찰 조사 결과를 기다려야겠지만 술에 취해 이성을 잃고 승무원 및 승객들에게 피해를 준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라도 화날 만하다”는 댓글을 만들어 내다니. 늪에 빠진 대한항공의 이미지를 ‘회항’하는 게 쉽지 않아 보입니다.
‘양파 여신’ 조민아, 끝은 어딜까?
까도, 까도 계속 나옵니다. 별명이 ‘우주 여신’이었는데 인터넷에선 그를 ‘양파 여신’이라고도 합니다. 그룹 쥬얼리 멤버였던 조민아(30) 이야기입니다. 이른바 ‘베이커리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그녀를 둘러싼 논란들을 총정리했습니다.
▲쥬얼리 해체
문제의 발단은 조민아가 몸담았던 쥬얼리 해체였습니다. 쥬얼리 소속사 스타제국은 지난 7일 “2001년 ‘사랑해’라는 곡으로 데뷔한 쥬얼리가 2015년 1월을 마지막으로 공식적인 해체를 선언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목은 자연스레 쥬얼리 멤버들에게 쏠렸죠. 방송 활동을 하지 않는 멤버들이 관심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조민아도 그 중 한 명입니다. 그가 최근 서울 구로구 오류동에 위치한 제과점을 운영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논란은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가격 논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 8일 ‘쥬얼리 전 멤버 조민아가 파는 4만원짜리 케이크’라는 제목의 사진이 게재됐습니다. 해당 글 작성자는 조민아의 베이커리에서 구입했다는 딸기 케이크와 과자를 무작위로 담은 12만원 상당의 랜덤 박스, 개당 1만원짜리 고급 수제 양갱 등의 사진을 공개했죠.
조민아는 1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2015년 새해선물로 최고”라는 문구와 함께 자신의 가게에서 파는 ‘수제양갱세트’를 홍보하는 글을 올려 비난이 일기도 했습니다. 3가지 맛의 양갱 4개씩, 총 12개가 담긴 양갱세트는 가격이 12만원에 달합니다. 아무리 수제 양갱이라 해도 이해할 수 없는 가격입니다.
▲위생 논란
문제는 한꺼번에 터졌습니다. 조민아가 비위생적인 상태로 베이킹을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입니다. SNS를 통해 급속도로 퍼진 사진에는 그가 네일아트를 한 생태로 위생 장갑을 끼지 않은 채 케이크를 만지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또 다른 사진에는 머리를 길게 늘어트리고 반죽을 만지고 있기도 했죠. “기본도 지키지 않고 있다”는 일각의 논란에 조민아는 “해당 사진은 자기 작업실이 아닌 다른 베이킹 클래스를 갔던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베이킹 스튜디오 관계자는 “보통 수업을 할 때 모자와 위생 장갑 모두 착용하고 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습니다.
또 있습니다. 조민아가 블로그에 올린 사진 중에는 다쿠아즈를 굽는 장면도 있었습니다. 당시 누름돌 대신 500원짜리 동전을 쿠키 옆에 올려놓아 비난을 받았는데요. 조민아는 “우녹스 오븐 열풍테스트 했던 사진을 마치 판매용 제품을 동전 넣고 굽는 것처럼 저를 몰아가시는 건 너무 하다”했지만 그는 현재 삭제된 블로그 글에서 “500원짜리 동전 사용이 자신만의 노하우”라고 밝힌 적 있습니다.
▲팬심 이용
조민아는 ‘우주여신 조민아 베이커리’ 임시개업 당시 자신에 팬카페에 “아르바이트생을 채용해야 하는데 ‘신중하게 사람 들이라’는 조언을 많이 해 주셔서 함부로 뽑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우리 ‘우애짱’ 가족들에게 S.O.S 날린다”라고 전했습니다. 우애짱은 조민아 팬들을 일컫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는 이어 “너무 부담 갖지 마시고 시간이 가능하시고 바쁘지 않으신 분들은 와 달라. 카페를 비울 수 없어 나가진 못해도 제가 맛있는 밥 사드리겠다. 도와주시러 오실 수 있으신 분들은 하루 중 잠깐씩이라도 좋으니 12월 동안 부탁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조민아는 “팬들을 임금도 안 주고 알바에 썼다는 글 역시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가오픈 날 당일 새벽에 알바 하러 오기로 한 친구가 갑자기 그만둔다고 연락 왔다고 얘기했더니 제 카페에 카페 임원분이 글을 써주셔서 카페 회원분들이 가오픈날 당일 도와줬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SNS에는 “이게 팬심을 이용한 무임금 착취와 뭐가 다른가. 말장난 하지말라”는 의견이 쏟아졌죠.
▲경력 논란
조민아는 8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올린 해명 글에서 “9년간의 베이킹 경력은 제가 홈베이킹을 오랜 시간 해오면서 혼자 레시피도 만들고 그래왔던 과정에 각종 클래스들 수료하고 재작년에 국가자격증 들을 취득한 거지 재작년부터 베이킹을 시작한 게 아니”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나 대한 제과 협회 관계자는 “제빵사들이 집에서 빵을 만드는 홈베이킹을 경력에 넣지는 않는다”며 “제빵 클래스도 적어도 1년 이상의 과정을 들어야 경력이라 볼 수 있지 않겠냐”고 반문했습니다. 이에 네티즌들은 “나는 10년 전부터 집에서 빵을 구워온 회사원인데 이직할 때 경력 10년의 제빵사로 이직해야겠다”며 조민아를 조롱했습니다.
▲행정지도 처분
조민아는 14일 결국 블로그를 폐쇄했습니다. 여론을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돌았지만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행정지도 처분을 받은 겁니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조민아가 운영하는 블로그에서 인증받지 않은 유기농 빵과 관련된 포스팅이 발견해 이를 삭제하도록 행정 조치를 내렸다”며 “조민아 베이커리에 직접 방문해 확인했지만 유기농 빵을 판매하지 않았다. 이에 조민아 베이커리 블로그에서 유기농 빵 포스팅을 삭제하도록 구두로 시정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이번엔 탈세? 현금영수증·신용카드 이용 시 별도 수수료
인터뷰나 해명에도 논란은 가라앉질 않습니다. 이번에는 ‘우주여신 조민아 베이커리’가 수강생이 현금영수증을 원하거나 신용카드를 이용하면 별도의 수수료를 받았다는 주장에 제기됐습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조민아 베이커리 베이킹 클래스 가격표’라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공개된 게시물에는 4주 과정 정규반의 경우 베이킹 초급반은 61만원의 수강료를 받는 것에 반해 현금 영수증을 요구하거나 카드 결제 시 67만원을 내야 한다는 문구가 적혀 있죠. 다른 반도 마찬가지입니다. ‘겨울방학 맞이 우리 아이 홈베이킹 클래스’도 4주 과정이 38만원이지만 현금영수증 요구와 카드결제 시 42만원을 지불해야 합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신용카드를 거부하거나 현금영수증을 요구할 때 별도의 수수료를 받는 것은 여신전문금융업법 제19조 가맹점의 준수사항에 저촉되는 행위”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 질 수 있다”고 알렸습니다.
국세청의 한 국세 조사관도 “현금영수증을 요구할 때나 신용카드 사용 시 별도의 수수료를 더 받는 것은 위법이다. 세금 신고를 누락하기 위한 탈세 혐의가 있는 것이라면 유사한 건이 여러 건 있는지 확인해서 조사 결정을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민아 심경
조민아는 자신의 트위터에 심경 글을 남겼습니다. 그는 “실제로 와서 직접 보고 먹어보지도 않고 진위여부 파악 없이 다른 사람 글을 따라 쓰면서 마치 현재 그런 것처럼 소설같이 앞 뒤 짜놓은 기사들, 그리고 입에 담기도 힘든 온갖 악성 댓글로 더 이상 소중한 내 공간이 아니게 된 공간들”이라며 “진실이 끝까지 남고 진심은 통하니까 주저앉지 않고 앞으로 가고 있는 내 곁에서 많은 상처받고 있는 내 가족들, 지인들 너무 고맙고 사랑해요. 매일같이 매장 와주셔서 응원해주시는 오류동 주민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현명하고 멋지게 걸어나가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논란은 이 밖에도 많습니다. 조민아의 가게에서 판매하는 커피가 일반적인 드립 커피가 아닌 캡슐 커피라는 점과 대형마트의 PB(자사 브랜드) 상품을 가게에서 판매 한다는 점 등입니다.
조민아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의혹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그의 해명이 사과가 아닌 변명으로 보이기 때문 아닐까요? 블로그 폐쇄로 논란이 막을 내리는 듯 보이지만 이것이 끝이 아닐 것 같은 느낌은 저만 드는 게 아니겠죠.
소셜커머스 쿠팡도 채용 갑질?… “정규직 전환 0% 말이 되느냐?”
대한한공 ‘땅콩 리턴(회항)’ 여파로 ‘갑질 논란’이 식지 않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소셜커머스 업체 위메프가 ‘갑질 채용’ 논란에 휩싸여 곤혹을 치렀죠. 그런데 이번엔 쿠팡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쿠팡 측이 직원들을 계약직으로 뽑은 후 밤늦게까지 일시키면서 수당 등을 제대로 주지 않고 있다는 주장글이 인터넷에 오른 겁니다.
지난 12일 다음 아고라에 ‘쿠팡맨을 살려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쿠팡은 지난해 3월 국내 온라인유통 업체 중 최초로 자체 배송인력을 확보하고 소비자에게 직접 상품을 전달하는 ‘로켓배송’을 도입했습니다. 쿠팡맨들이 배송을 맡고 있죠.
쿠팡에 다니는 직원의 아내라고 자신을 소개한 글 작성자는 울분을 토했습니다. 그는 “일반 택배회사보다 못한 급여를 받는 게 회사입니까?”라고 날을 세우며 글을 시작합니다. 뒤이어 “열시 열한시까지 배송하고 월급 250만원이 말이나 되느냐” “점심조차 먹을 시간이 없고 저녁식대 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등의 불만을 표했습니다.
이어지는 말이 의미심장한데요, 그는 “계약직으로 6개월씩 계약 연장만 한다”며 “정규직 전환율 0%가 말이 되느냐”고 주장했습니다.
글 작성자는 또 쿠팡맨들이 올린 것으로 추측되는 쿠팡에 대한 부정적인 댓글들을 캡처해 글에 첨부하기도 했습니다. “직원에 대한 배려나 기본적인 업무환경도 형편없으면서 쿠팡감성배송은 터무니없는 서비스인 듯 하다”라거나 “출근해서 집에 오기까지 기본 18시간. 밥도 9신가 10시가 넘어야 제공된다. 그것도 영수증 청구해야 한다” “여섯시에 일어나 종일 운전, 거기다 고객만족 감정노동까지” 등의 내용이 올라 있네요.
이들에 따르면 계약직 쿠팡맨들이 위메프에 다니던 수습사원 못지않은 노동착취와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인데 사실일까요?
쿠팡 측은 논란이 일자 “모두 허위 글”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또 “감정적인 글들이 오르고 있어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했습니다.
쿠팡 관계자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쿠팡맨들에 대한 기본급은 260만원, 월별 평균 인센티브가 40만원, 사고보존 비용이 50만원”이라며 “쿠팡맨이 사고를 내면 사고보존 비용 50만원 한도 내에서 삭감하고 그 이상은 회사에서 처리한다. 연장근무나 휴일(법정공휴일) 근무에 대한 수당도 지급하고, 심지어 주차범칙금도 지원한다. 일반 택배회사들보다 나은 면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연말 기간 업무가 몰려 일이 밀리거나 차가 밀리는 등의 이유로 늦게까지 일을 했을 수는 있다. 배송 서비스직이다 보니 그런 부분은 고려해줬으면 좋겠다. 처음부터 주 6일 근무라고 안내하고 합당할 수준의 보상도 다 해왔다”고 격무 논란을 해명했습니다.
특히 문제가 됐던 ‘정규직 전환 0%’라는 문구에 대해서 이 관계자는 “쿠팡맨 중 정규직으로 전환된 직원이 4명 있다”며 반박하며 “지금은 쿠팡맨들에 대한 정규직 전환 평가기간으로 전체 수와 비교해 전환율을 말하면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쿠팡맨들은 입사 날짜도 다 다르다”며 “이들이 받는 평가에 따라 순차적으로 정규직 전환할 예정인 만큼 지켜봐줬으면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런데 이날 인터넷엔 신기한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인터넷 게시판에 오른 글들이 ‘해당 게시물은 정통망법 44조에 의해 게재중단 된 게시물’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모두 삭제됐더군요. 해당 건을 다룬 몇몇 기사들도 다수 삭제된 상태입니다. 관계자의 마지막 말이 뇌리를 스칩니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 최대한 조심할 수밖에 없어요.”
스타벅스 ‘럭키백’ 3시간 만에 품절… 이렇게까지 열올리며 사야하나?
예외는 없었습니다. 매년 그랬던 것처럼 올해도 품절입니다. 전국 670여개 매장으로 뿌려진 상자 1만5000개가 3시간 만에 사라졌습니다. 커피브랜드 스타벅스는 연초마다 출시하는 한정판 선물상자 ‘럭키백(Lucky Back)’으로 다시 한 번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럭키백은 다양한 디자인의 머그잔, 텀블러와 음료상품권 3장 등 스타벅스 상품들을 무작위로 담은 상자입니다. 상자 안에 어떤 상품이 담겼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판매가인 4만9000원어치 이상의 상품들이 담겨 있어 ‘꽝’은 없지만 종류를 고를 수 없습니다. 원하지 않는 상품을 받아도 환불할 수 없습니다. 럭키백이라는 이름 그대로 운에 맡기고 구입한 상자이기 때문이죠.
상자 1만5000개 중 500개에는 특별한 행운을 담았습니다. 상품을 10만원어치로 구성했거나 음료상품권 7장을 담은 경우입니다. 이 상자를 노리고 럭키백을 구입한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전국의 스타벅스 매장에는 15일 오전 7시 개장과 동시에 많은 사람이 몰렸습니다. 서울에서는 개장 전부터 사람들이 줄을 선 매장도 많았죠. 마지막 상자가 팔린 순간까지 3시간이 걸렸을 뿐 럭키백은 대부분의 매장에서 개장과 함께 사라졌습니다.
럭키백을 구입한 사람들은 대부분 20∼30대 여성으로 추정됩니다. 브랜드에 호감을 가진 성별과 연령층이죠. 여성 회원이 많은 육아, 쇼핑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는 아침부터 럭키백 이야기로 떠들썩했습니다. “평소엔 오전 7시 기상도 어려웠지만 오늘은 한 시간이나 먼저 일어나 남편의 비웃음을 샀다” “평소보다 일찍 출근한 남편이 럭키백을 들고 집으로 다시 들어왔다. 감동했다” “개장 전부터 매장 앞에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그리고 바로 앞에서 마감돼 구입할 수 없었다”는 등 SNS에는 서로의 상자 속을 비교하기 위한 상품 사진들로 가득했습니다.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 럭키백을 내놓은 네티즌도 있었죠. 매장이 문을 열고 한 시간 만인 오전 8시쯤 럭키백의 가격은 두 배로 치솟은 7만∼8만원이었습니다.
럭키백 행사를 불만스럽게 생각하는 시선도 있습니다. 네티즌들은 대동강물을 팔은 조선시대 봉이 김선달에 스타벅스를 비유합니다. 식사 한 끼 비용과 맞먹을 만큼 비싼 커피 한 잔의 가격 때문이죠. 우리나라 커피브랜드 시장의 소비자 가격을 높인 장본인이 스타벅스라는 시각도 많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럭키백은 불필요한 물건을 잔뜩 담은 이상한 상자일뿐입니다. “세련되지만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상술” “스타벅스 로그만 그려져 있으면 조약돌도 팔려나갈 판”이라는 냉소는 그래서 나오는 듯 합니다.
글=김현섭 김철오 김민석 민수미 박상은 기자
정리=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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