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겸 대한항공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직원들과의 유연한 소통과 공감을 통해 잘못된 시스템과 문화를 개선하는 데 주력하자”고 주문했다.
1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조 회장은 지난달 30∼31일 경기 용인 신갈연수원에서 열린 ‘수익력 강화를 통한 흑자 달성 및 성장기반 강화’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자리에는 대한항공의 국내외 전 임원 114명이 참석했다.
조 회장은 “회사가 어려울수록 나를 비롯한 임원들부터 솔선수범하고 직원들의 마음을 얻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항공산업이라는 게 항상 변화에 앞서나가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 발짝 더 앞서 변화하고 개선하는 모습이 필요하다”며 “사회적 문제이자 대한항공의 문제로 지적되는 소통 부분도 마찬가지로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현장을 직접 나가보지 않고는 문제점이 무엇인지, 그에 따른 개선 방안은 무엇인지를 알지 못한다”며 “직접 현장을 찾아 애로사항도 청취하는 한편, 고객 서비스와 안전 등 회사의 발전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하고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서비스란 개개인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일관성이 중요하면서도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의 융통성도 필요하다”며 “일관성을 위한 규정을 만들었으면 단순히 지시로만 끝나지 말고 어떤 필요성 때문에 만들어졌는지를 설명하고 어디까지 유연성을 발휘해도 되는지를 직원들에게 알려달라”고 언급했다.
한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강압적인 기내 행동을 폭로했던 ‘땅콩 리턴(회항)’의 당사자 박창진 사무장은 업무에 복귀했다.
박 사무장은 1일 오전 9시10분쯤 부산으로 가는 대한항공 여객기에 승무원 자격으로 탑승했다. 박 사무장이 회사에 출근한 것은 지난해 12월5일 사건 이후 50여일 만이다.
박 사무장은 업무 복귀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앞서 조양호 회장은 지난달 30일 조 전 부사장의 두 번째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번 일로) 박창진 사무장이 업무에서 불이익이 당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박 사무장이 병가가 끝나는 1일 출근에 대한 의지를 전했다.
박 사무장은 지난달 23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출근하지 않으면) ‘제2, 제3의 박창진’과 같은 사건이 일어날 수도 있다”며 출근에 대한 뜻을 강하게 밝혔다.
박 사무장은 “제 개인의 권리이다. 아무리 오너라 하더라도 저의 출근을 막을 수 없는 일”이라며 “여태껏 성실히 임해 왔던 직원인데 그걸 강탈해 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떤 힘에 의해, 혹은 권력이나 재력에 의해서 소수 사람들의 권리나 인권은 강탈돼 된다고 여겨지는 건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며 “여기서 제가 물러난다면 오롯이 저 혼자 있는 시간이 생겼을 때 너무나도 부끄러운 일이 될 것 같기 때문에 좋은 선례를 남기고 싶다”고 덧붙였다.
지난 19일 열린 첫 공판에서 조현아 전 부사장 측 변호인단이 항로변경과 허위진술 강요가 없었다고 변론한데 대해 그는 “항로변경이 아니라고 한다면 도어를 닫고 이륙 전까지는 항공법위반이 안된다는 잘못된 개념을 심어줄 위험이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허위진술 강요는 분명히 있었다”며 “거짓 변호를 하고 있다”고 재차 밝혔다.
박 사무장은 조 전 부사장측이 회항지시 등 대부분 혐의를 부인한 것에 대해서는 “민주국가에 살고 있다면 검찰이 분명히 진위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사무장은 끝으로 자신을 버티게 해주는 힘은 ‘자존감’이라며 “진실은 진실대로 말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