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민석 기자] 방영까지 3개월이나 남았는데 벌써부터 시끌시끌한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매스미디어(문화) 불모지 인도에서 예측불허의 재미를 선사한다’는 기치를 내건 KBS ‘두근두근 인도’입니다.
동방신기 최강창민, 슈퍼주니어 규현, 샤이니 민호, 인피니트 성규, 씨엔블루 종현, 엑소 수호’ 등 두터운 팬 층을 거느린 아이돌 멤버들이 뭉쳤습니다. 팬들은 “위험한 인도에 왜 우리 오빠를 보내느냐”고 아우성치고 있습니다. 인도는 외교부에서 지정한 일부 황색경보 국가로 관광지 중 15개 주가 여행자제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인도 현지에서 문제가 터졌습니다. 4일 인스타그램 등 SNS에 두근두근 인도 제작진이 현지 팬들과 마찰을 빚었다는 내용이 올랐습니다. 국내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영문으로 작성된 글을 번역한 글이 올라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두근두근 인도는 ‘K팝을 인도에 전파하자’는 취지로 기획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작진은 ‘인도 개척’ ‘신세계 개척기’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인도에 입국하는 아이돌 멤버들을 보기 위해 공항에 몰려든 현지 팬들에게 두근두근 PD가 황당한 요구를 한 것으로 전해져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아이돌들이 등장해도 팬들은 모르는 척 하라고, 아는 척 하면 프로그램 폐지하겠다’고 협박했다는 겁니다.
팬들이 어떤 수모를 겪었는지 상세한 내용도 올라 있습니다. 제작진이 강압적으로 앨범·브로마이드 등을 가방 안에 넣게 하고, 휴대전화에 k-pop 관련 영상이 있는지 검사를 했다고 하네요. 불모지에 있어서는 안 될 K팝 팬들이 기다리고 있어 적잖이 당황한 것으로 보입니다.
팬들은 크게 분노했습니다. 인스타그램엔 한 해외네티즌이 거친 욕설을 섞어가며 두근두근 인도 제작진을 비난하는 내용도 올라 있습니다. “PD 마음대로 불모지처럼 보이도록 조작하는 거 아니냐” “방송국 PD들 갑질이 장난이 아니다” “기획의도에 짜 맞추려고 조작하고 있네” 등의 내용입니다.
논란이 일자 프로그램 관계자는 “프로그램 첫 녹화 당시 인도 공항 촬영 허가가 쉽지 않아 팬들에게 소란을 피우지 말 것을 주문했고, 스포일러를 우려해 사진을 찍지 말아 달라고 했을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문제가 됐던 소지품 검열 부분에 대해선 ""없었다”고 일축했습니다. 현지 팬의 말이 맞을까요, 관계자의 말이 맞을까요.
한 가지 의아한 부분이 또 있습니다. 제작진은 인도를 ‘매스미디어의 불모지’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인도는 GDP 수준이 세계 10위로 한국보다 3순위 높고, 영화 산업 티켓 판매 규모는 35억 달러(약 3조8018억원·2012년 기준)로 세계 최대 규모입니다. 인도 영화 산업을 일컫는 ‘발리우드(봄베이+할리우드)’란 말은 전 세계에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한국은 투자규모 1조 3953억원으로 인도의 약 3분의 1 규모입니다. 제작진의 ‘불모지’라는 표현의 기준이 도대체 뭔지, 누가 누구더러 불모지라고 하는지 모를 노릇입니다.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