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민석 기자] 사흘 전 국민대학교 예술관에 ‘피자 도둑’ 사건이 발생했다. 그런데 사라진 피자가 다른 층에서 발견돼 학교 측 또는 절도범들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자구책을 마련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13일 ‘국민대 피자 도둑 관련기사 정정보도 부탁합니다’라는 제목의 메일이 왔다. 이 네티즌이 첨부한 페이스북 캡처 사진엔 ‘국민대 대신 전해드립니다’라는 이름으로 “피자 사건이 해결됐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 페북지기는 “오늘 피자가 식은 채로 다른 층에서 발견됐다더라”며 “혹시 배달원이 다른 층에 놓고 정신없어서 헷갈린 게 아닐까요? (국민대) 예술관이 많이 복잡하잖아요. 괜히 우리 학교만 욕먹은 것 같아서 기분이 좋지 않네요”라고 적었다.
그는 또한 “CCTV에도 피자 도난 장면이 없다”며 “다음날 새벽 청소하시는 분들이 지하 1층에 있던 피자 11판을 발견했다. 예술대 교학팀에서 피자값을 변상해 사건이 종결됐다. 결론은 피자집이 잘못”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다수 네티즌들은 ‘알바생이 피자 11판이 사라질 때 콜라는 그대로 있었다고 말한 점’을 주목해 피자 도둑이 피자를 마련해 다른 층에서 발견된 것처럼 꾸몄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가당치도 않은 변명’이라는 것이다.
특히 황당한 일을 겪었던 알바생 권모(여)씨는 이날 페이스북에 “경찰이 자세한 건 말하지 말라고 했다”며 “피자가 없어진 건 맞다. 저도 여기 말하지 못해 답답하다. 사건은 해결됐다. 정말 궁금하면 성북경찰서에 전화해 보라”라고 적었다.
네티즌들은 “피자가 제 발로 이동했나 보다” “피자 훔쳤다가 일이 커지자 다시 사다 놓았다는 것에 한 표” “먹지 않은 것을 보면 알바생을 골탕먹이려고 훔친 것일지도” “어설프게 수습하려다 일을 키우게 될 듯” “저게 사실이라면 익명글이 아닌 국민대에서 직접 밝혀야 할 일 아닌가?” 등의 댓글을 달았다.
12일 돈암동의 한 피자가게에서 일하는 알바생 권모(여)씨는 주문을 받고 11일 오후 4시10분쯤 서울 정릉동에 있는 국민대 예술관으로 피자 36판을 배달하러 갔다가 11판이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근처 지구대에 신고했다.
경찰은 이 대학 예술관 1층 로비에 설치돼 있던 CCTV를 확인했지만, 피자를 가져간 사람 모습이 찍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 대학 재학생이나 관계자들 중 피자를 가져간 범인들이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