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여성의 노후준비가 특별한 이유’ 보고서 통해 지적

[쿠키뉴스=박주호 기자] 우리나라 여성은 남성보다 평균 수명이 길고 의료비가 많이 들어가 노후자금으로 남성보다 약 7000만원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우리나라 여성의 경우 경제활동 등에서 불리한 점이 많아 실제 노후 준비에서는 남성보다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여성의 노후준비가 특별한 이유’라는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여성들은 △장수 리스크 △의료비 리스크 △노동시장 리스크 등에 남성보다 더 크게 노출돼 있어 노후 준비에 불리한 위치에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연구소는 노후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좀더 적극적으로 노후 위험요인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연구소는 ‘여성의 노후준비가 특별한 이유’로 장수와 의료비 리스크를 우선적으로 꼽았다.

실제 2013년 통계청 조사 자료를 보면 65세인 남성의 기대여명은 18년인데 반해 여성의 기대여명은 22.4년으로 여성이 4.4년 더 길다. 65세 이후 기대여명까지 1인당 월 평균 100만원의 생활비가 필요하다고 가정하면, 남성의 노후 생활자금이 약 2억1600만원인 반면, 여성의 노후 생활자금은 2억6880만원이다. 여성이 남성보다 5000만원 이상의 노후 생활자금이 더 필요한 셈이다.

또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2013년 조사결과, 여성의 평생 의료비는 1억2322만원으로 남성이 평생 지출하는 의료비 1억177만원 보다 많다. 특히 65세 이후 지출하는 의료비는 여성이 6841만원으로 남성의 5138만원보다 약 1700만원이 더 많았다.

이에 연구소는 이를 감안할 때 기본 생활비와 의료비만 고려한 기초 필요자금은 65세 이후의 여성이 남성보다 약 7000만원 더 필요할 것으로 분석했다.


노동시장 리스크도 여성의 노후준비가 특별한 이유로 꼽았다. 노후 준비는 청장년기의 경제활동과 자산 축적을 통해 이뤄진다. 하지만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경제활동 참가율과 소득 수준이 낮아 노후 준비에 불리한 측면이 있다고 연구소는 지적했다.

실제 2014년 현재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51.3%로 남성의 73.2%보다 21.9% 포인트 낮다. 또한 OECD 자료를 보면 2013년 우리나라의 성별 임금격차는 36.6%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다. 성별 임금격차가 36.6%라는 것은 남성의 임금을 100으로 했을 때 여성의 임금이 63.4라는 뜻이다.

이 밖에 싱글 리스크도 여성의 노후준비를 위한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연구소는 지적했다. 여성의 평균 수명이 길 뿐 아니라 결혼을 하지 않는 비혼이나 이혼이 증가하고, 부모에 대한 부양의식이 약화되면서 여성 스스로 노후생활을 꾸려가야 할 가능성이 그 만큼 커졌기 때문이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관계자는 “여성의 노후가 남성과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 좀더 적극적으로 본인의 노후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여성이 홀로 노후를 보낼 기간에 필요한 노후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부부의 경우 공적/사적 연금 수령 방식을 종신부부형으로 바꾸는 등 수령 기간을 가급적 길게 잡는 게 좋고, 배우자 몫 외에도 여성 본인 명의의 공적/사적 연금을 별도로 가입해 두는 것이 좋다”고 권유했다.

또한 “여성은 노후 의료비 지출이 남성보다 많고 배우자를 포함한 가족의 간병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건강보험이나 실손보험 등을 통해 노후 의료비 및 간병비용도 미리 마련해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