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일베 기자’ 사과문 게재 “과거 배설들은 본심 아냐… 믿어 주시길 바랄 뿐”

‘KBS 일베 기자’ 사과문 게재 “과거 배설들은 본심 아냐… 믿어 주시길 바랄 뿐”

기사승인 2015-04-13 16:06:55

[쿠키뉴스=김민석 기자] 극우 성향 사이트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이용자로 알려져 논란이 된 ‘KBS 일베 기자’가 사내 게시판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는 “깊이 사죄드린다”며 “공영방송인으로서 필요한 잣대를 그 누구보다도 엄중하게 스스로에게 들이대며 철저히, 끊임없이 성찰하며 살겠다”고 호소했다.

13일 오전 KBS 사내게시판에는 ‘사죄의 말씀 올립니다’라는 제목의 사과문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KBS 일베 기자로 알려진 42기 A기자가 올린 것으로, 자신을 “문제의 신입사원”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그간 논란으로 심려를 끼치고 직접적인 발언이 없어 혼란을 드린 점부터 깊이 사죄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A기자는 “하루하루가 무섭고 두려웠다”면서 “회사를 나가는 것은 자신의 인생의 마침표를 스스로 찍어야 하는 것으로 보였다. 참담함 속에서 그저 회사의 처분을 기다리고 지냈다""고 심경을 밝혔다.

A기자는 지난 1일 정식 임용돼 13일 현재 2주째 KBS로 출근하고 있다.
KBS는 A기자를 보도본부 기자로 정식 임용하고 취재 제작 업무가 없는 정책기획본부 남북교류협력단으로 파견 발령을 냈다.

A기자는 남북교류협력단에 대해 “중요성과 의의도 제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제가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 노력해 보여드려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어떻게 해 나가는지 기회를 주길 간곡히 부탁한다. 또 자신이 잘못하고 있을 때 매섭게 봐주고 엄벌에 처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A기자는 회사의 임용 결정에 대해 “갱생의 기회를 주신 것”이라며 “그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과거 일부 글로 저를 판단하지 않고 변화 가능성을 봐주셨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A기자는 “공영방송 기자가 되고자 했던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 또는 앞으로는 할 수 있겠느냐는 보다 근원적 질문을 받으면 드릴 말씀이 없어 움츠러들기만 하지만 앞으로의 모습을 지켜봐 달라는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어 죄송하다”고 적기도 했다.

A기자는 일베 게시판에 남긴 글과 댓글에 대해 “제 안의 어두운 모습이 표출된 것”이라며 “극단을 오갔던 과거 배설에 제 본심이 담긴 것이 아니라는 것을 믿어 주시길 간곡히 바랄 뿐이다. 혹은 제 본심이 일부라도 들어가 있던 글이나 댓글은 진심으로 사죄드리며 처절히 반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의 게시글에 대해 내부에서는 여전히 탐탁지 않은 분위기가 감지된다. 해당 게시글에는 “사죄와 반성이 없다” “지난 과정에 대한 소회만 밝혔다”는 부정적 댓글이 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 글이 한순간의 극단적인 배설이 아니고 그대 본연의 모습이 아닌지 조용히 지켜보겠다”는 내용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KBS기자협회는 지난 8일 대토론회를 열었으며 11개 협회는 17일께 전 구성원이 참여하는 토론회를 열고 해당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ideaed@kmib.co.kr
김민석 기자 기자
ideaed@kmib.co.kr
김민석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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