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인 심리학] 조상들의 ‘최고 결실’ 아베, 그에게 위안부 사과는 없다

[이슈 인 심리학] 조상들의 ‘최고 결실’ 아베, 그에게 위안부 사과는 없다

기사승인 2015-05-01 15:32:55
ⓒAFPBBNews = News1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일본 아베 신조(사진) 총리는 미국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미일 정상회담을 한 뒤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위안부에 대한 사과할 의사가 없느냐’는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선 ‘인신매매’(human trafficking) 피해자들이 받은 고통을 생각하면 깊은 고통을 느낀다”면서 “아베 내각은 고노 담화를 지지하며 이를 개정할 의도가 없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의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 문제에 대한 사과는 끝내 없었다.

한·미·중 시민단체는 물론 미국 정치권과 주류 언론까지 나서 아베 총리의 역사 직시 및 명확한 사과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상황에서도 계속 사과를 거부한 채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이어 “이런 입장(고노담회 지지) 하에서 일본은 위안부에 대한 현실적 지원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 왔다”면서 “2014년에 1200만 달러를 지원했고, 올해 2000만 달러를 더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원을 하고 안하고를 떠나 아베는 왜 ‘사과’를 하지 않을까?

일본 아베 총리와 독일 앙겔라 메르켈(Angela Merkel) 총리는 과거사에 대한 태도에 대해서 늘 비교돼 오고 있다. 2009년 9월 1일에 폴란드 그단스크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발발 70주년 기념식에서 무릎을 꿇어 사죄했다. 독일 총리로는 2번째다.

메르켈의 경우 서독에서 태어났고 어린 시절 목사인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어린 시절에는 겁도 많이 소심하고 신중한 편이었다. 7세 때 베를린 장벽에 의해 조부모와 헤어지게 되는 경험을 했다. 신학대학교를 운영하는 부친과 정치적인 토론을 상당히 많이 나누면서 자랐다. 이를 통해 사교적이게 되고 활달한 성격을 가지게 됐다. 할아버지는 폴란드 사람이다. 가족의 환경을 보면 소통하고 통합적인 생각을 가질 수 있는 가정이었고 조부모와 부모의 국가적 장소 이동을 통해 탈지역적인 관점도 물려받았을 것이다. 독일 사람들은 “메르켈 총리는 남을 가르치려고 하지 않아서 좋다. 늘 포용하고 타협하려고 해서 좋다”고 말한다.

반면 아베의 경우 ‘정치적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아버지인 아베 신타로는 외무대신을 지냈다. 할아버지인 아베 간은 중의원이었다. 종조부는 61, 62, 63대 총리를 지낸 사토 에이사쿠이다. 고조부는 1894년 경북궁을 점령하고 청일 전쟁의 도화선 역할을 했던 오오시마 요시마사로이다. 외조부는 56, 57대 총리였던 기시 노부스케이다. 이렇게 가족 환경을 보면 전형적인 ‘합리화(Realization)’ 방어기제를 성장환경에서 자연스럽게 습득했을 가능성이 높다.

보통의 경우에는 자신이 하는 거짓말이 허구라는 것을 의식한다. 하지만 아베의 경우에는 ‘합리화’라는 무의식적인 방어기제를 통해 자신의 발언이 허구라는 것을 의식하지 못하는 상태로 스스로를 밀어 넣고 있을 수 있다. 이렇게 ‘합리화’라는 도구를 통해서 정치인으로서 또 정치인 집안의 자식으로서 자기를 보호(self protection)하고 무의식적으로 체면유지를 하기위한 모습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정치인들로 둘러싸여진 환경 속에서 스스로가 ‘양심의 가책’을 받지 않도록 나름대로의 ‘이론체계’에 맞는 설명을 가지도록 훈련받아 왔을 것이다. 의식을 하면 용납할 수 없는 내용이더라도 무의식적으로 용납할 수 있는 것으로 누르도록 ‘합리화’를 가지게 된다.

겉으로는 도덕성을 강조하지만 뒤에서는 온갖 비리를 다 저지르는 정치인들이 가진 최고의 무기가 바로 ‘자기 합리화’이다. 아베 조상들이 우리나라에 대한 방어기제로 만들어놓은 최고의 결과물이 바로 현재 일본 총리인 ‘아베 신조’인 것이다.

이런 아베 신조의 태도에 대해 같은 합리화를 가진 정치인들끼리는 참을 수 있고 견딜 수 있는 힘이 있지만 우리 국민들과 전 세계 국민들은 이해도 하지 못하고 그의 사과 없는 발언에 분노할 수밖에 없다.

아베 조상들이 자신의 자손인 아베 신조에게 ‘거짓정신’을 ‘사실’인양 물려준 것처럼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도 ‘진실’을 ‘사실’ 그대로 계속해서 물려줄 것이다. 다른 나라와 축구를 하든 야구를 하든 1점차로 지더라도 최선을 다하면 크게 실망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가르친 적도 없는 어린 아이들 조차 일본과의 경기에서 1점 차이로 지고 있으면 ‘욕’이나 ‘막말’ 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근데 왠지 욕하고 막말하는데도 시원하다. 그 이유는 아직도 일본의 진심어린 사과를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위안부 할머니들이 생존해 있는 동안에 진심어린 사과를 할지는 모르겠지만 그 이후에는 온 국민이 위안부 할머니의 정신을 물려받아 그 수는 몇 백배 몇 천배로 늘어나 ‘진심어린 사과’를 외치고 또 외칠 것이다.



이재연 대신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치료학 교수

정리=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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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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