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민석 기자]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잔혹 동시 논란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혀 눈길을 끈다.
진 교수는 6일 트위터에 ""이런 문제는 서슬퍼런 도덕의 인민재판이 아닌 문학적 비평의 주제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진 교수는 이어 ""솔로강아지 시집을 읽어봤는데 딱 그 시 한 편 끄집어내어 과도하게 난리를 친다""며 ""읽어보니 아이의 시 세계가 매우 독특하다. 우리가 아는 그런 뻔한 동시가 아니다""고 적었다.
진 교수는 ""어린이는 천사같은 마음을 갖고 있다고 믿는 어른이들의 심성에는 그 시가 심하게 거슬릴 것""이라며 ""그런 분도 해당 시만 뺀다면 수록된 나머지 시들은 내용이나 형식의 측면에서 매우 독특해 널리 권할 만 하다""고 했다.
또 ""어린이들은 천진난만하지 않다""며 ""더럽고 치사하고 때로는 잔인하기까지 하다. 그 더러움·치사함·잔인함의 절반은 타고난 동물성에서 비롯되고, 나머지 절반은 후천적으로 어머니·아버지한테 배운 것""이라고 언급했다.
진 교수는 마지막으로 ""아이가 너무 조숙한 듯""이라며 """"그림 형제의 언캐니(uncanny)한 동화+카프카스러운 세계감정이랄까…""라고 덧붙였다.
잔혹 동시 논란은 지난 5일 세계일보 보도로 알려졌다. 해당 출판사는 논란이 된 시집을 전량 회수해 폐기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A양이 쓴 '학원 가기 싫은 날' 시는 다음과 같다.
<학원에 가고 싶지 않을 땐/ 이렇게/ 엄마를 씹어 먹어/ 삶아 먹고 구워 먹어/ 눈깔을 파먹어 / 이빨을 다 뽑아 버려 / 머리 채를 쥐어 뜯어 / 살코기로 만들어 떠 먹어 / 눈물을 흘리면 핥아 먹어 / 심장은 맨마지막에 먹어 / 가장 고통스럽게”> (‘학원 가기 싫은 날’ 중)
해당 시에는 여자아이가 쓰러진 어머니로 보이는 여성 옆에서 입가에 피를 묻히고 심장을 먹고 있는 삽화가 곁들여져 있었다.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