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사상 첫 ‘한글기사’, 하필 내용이 ‘어글리 코리안’

뉴욕타임스 사상 첫 ‘한글기사’, 하필 내용이 ‘어글리 코리안’

기사승인 2015-05-08 15:49:55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화면 캡처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미국의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가 7일(현지시간) 사상 처음으로 ‘한글 기사’를 내놨다. 하지만 유쾌하진 않다. ‘한인 자영업자’들을 신랄히 비판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1년 간의 심층 취재를 거친 한국인 주도의 미국 네일살롱의 노동착취와 차별 실태를 고발하는 기사를 내놨다. 이 기사는 영어 외에도 한국어, 중국어, 스페인어 등 4개 버전으로 작성됐다.

한국어 서비스는 이번이 처음으로 내용은 네일살롱 업계의 노동착취와 차별에 초점이 맞춰졌다.

네일살롱은 손톱과 발톱 등을 예쁘게 관리해주는 가게로 최근 여성들로부터 인기를 얻으면서 번창하고 있다. 2012년 기준으로 뉴욕시에만 2000여 개가 있으며 이는 15년새 3배 증가한 것이다.

‘네일아트 기술 배워 미국으로 이민 가면 먹고 살 걱정은 안 해도 된다’는 말이 입증되는 현황이다.

하지만 이처럼 번창하는 네일살롱 내부의 노동권 실태는 부끄러운 수준이다.

신문에 따르면 네일살롱 직원들은 하루 10∼12시간의 근무를 하며, 보수는 최저임금 수준에 크게 못 미친다.

네일살롱 가게의 직원이 되려면 우선 100달러의 돈을 주인에게 줘야 하며, 충분한 기술을 갖췄다고 주인이 판단하기 이전에는 월급을 받지 못한다. 최소 3개월이 지난 이후에 받는 월급도 쥐꼬리만 한 수준이다.

뉴욕타임스가 인터뷰한 150여 명의 직원 중 25%만 뉴욕주의 최저임금 기준에 상응하는 보수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게 주인은 때로는 직원을 폭행까지 한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네일살롱 직원으로 취업하는 사람 중에는 불법이민자가 많아 주인의 가혹행위도 그냥 참고 넘어가야 하는 실정이다.

이 신문은 네일살롱 업계에는 ‘인종계급 제도’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인이 이 업계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직원들의 신분도 한국 출신이 가장 상위에 있다. 다음이 중국인이며, 히스패닉과 비아시아계는 최하위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계급제도는 한국출신 직원이 다른 인종보다 2배의 임금을 받는 데서 나타난다.

또 한국 출신 직원들은 각자의 책상에 앉아 점심을 먹는 동안 비 아시아계 직원들은 부엌에 선 채 식사했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네일살롱 직원들의 주거 수준도 형편없이 낮다.

2층짜리 침대가 있는 쪽방에 살거나 여러 명이 하나의 아파트를 빌려 공동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주인의 집 지하실에 십여 명의 직원이 함께 공동으로 생활하는 예도 있었다.

네일살롱 주인 중 일부는 직원들의 임금이 낮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주인 대부분은 네일살롱 업계의 운영 방식은 다른 업계와는 다르며 이런 독자적인 방식을 유지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이 신문은 8일 이 기사의 2부를 인터넷으로 보도하고 10일과 11일에는 같은 내용을 신문에 실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국어 서비스는 한국, 중국, 스페인계 사람들이 많이 사는 뉴욕타임스의 거점 지역뿐만 아니라 해외 독자까지도 겨냥하는 새 영업전략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 기사는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소셜 미디어, 홈페이지에 먼저 게재된 뒤 나중에 지면에 실리는 ‘디지털퍼스트’ 전략이 본격적으로 적용된 실험물이기도 하다. afero@kmib.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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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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