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민석 기자] 새누리당이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의 공식 선거 캠프 사무실 외에 불법 선거 캠프를 비밀리에 운영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시사저널이 10일 보도했다.

시사저널은 “내부 핵심 관계자가 ‘이곳에서 일반적인 선거유세 작업은 물론 불법 SNS 활동을 비롯한 대선자금 모금까지 이뤄졌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시사저널은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의 선거조직과 자금을 총괄 관리했던 서병수 당무조정본부장(현 부산시장)이 비밀 캠프 운영에 관여했으며, 이 조직의 총괄관리는 ‘비서진 4인방’의 맏형으로 통했던 고 이춘상 보좌관이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강대 출신으로 현 정부에서 ‘낙하산 인사’ 논란을 일으켰던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송재국 KT샛 사장 역시 이곳에서 선거 운동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시사저널에 따르면 여의도에 위치한 에스트레뉴 건물 오피스텔 소유자 정모씨는 지난해 11월 말 청와대와 새누리당, 국민권익위원회에 탄원서를 올렸다. 정씨는 탄원서에서 “박근혜 후보 선거 운동을 위해 10여곳 이상의 자기 소유 오피스텔을 무상으로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의 공식 사무실은 여의도 대하빌딩에 있었다. 시사저널은 “공직선거법 61조에 따르면 ‘선거 사무소는 정당 또는 후보자가 설치하되, 선거사무소 1개소와 시·도 및 구·시·군마다 선거연락소 1개소’를 둘 수 있도록 돼 있어 정씨의 오피스텔에 차려진 사무실은 불법”이라고 덧붙였다.

시사저널은 “에스트레뉴 빌딩에서 불법 선거 캠프로 활용된 곳은 한 곳이 아니었다”며 “익명을 요구한 핵심 관계자 A씨는 ‘포럼동서남북은 1603호를, 조동원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 홍보기획본부장은 1703호를 사용했다. 17~18층의 3~4개 사무실은 유세단의 연습실로 사용했다. 20~21층은 불법 SNS 활동을 위한 사무실이었다. 그 중 2103호는 서강바른포럼 사무실로 이용됐다. 모두 12~13개의 오피스텔이 박근혜 후보 선거운동을 위해 쓰였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대선 직전 중앙선관위가 적발한 사무실은 단 한 곳에 그쳤는데 이와 관련해 A씨는 “선관위가 들어오기 전날부터 사무실의 모든 인터넷선을 끊고 자료를 치웠다. 선관위가 왔을 때는 미처 치우지 못한 극히 일부분만 적발됐을 뿐”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병수 본부장은 서강대 경제학과 71학번으로 박 대통령의 1년 후배이고, 성기철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과 서강대 전자공학과 70학번 동기다. A씨는 시사저널에 “서병수 (당시) 본부장이 에스트레뉴 빌딩 선거 캠프를 총괄했고, 실질적인 업무는 성기철 회장이 맡았다고 보면 된다. 서 본부장과 성 회장은 서강대 인맥으로 막역한 사이다. 서 본부장은 당시 선거와 관련된 조직과 자금을 총괄하는 위치에 있었다. 성 회장이 에스트레뉴 빌딩과 관련된 모든 일을 보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서 본부장의 지시에 따라 대하빌딩에 있던 SNS팀 일부가 에스트레뉴 빌딩으로 옮겨 오기도 했다”고 했다.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은 서강대 수학과·경제학과를 졸업하고 2010년 서강대 경제학과 총동문회 초대회장을 지냈으며, 금융권 내 대표적인 친박 모임인 서금회(서강대 금융인 모임) 출신이다. A씨는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서강바른포럼 사무실은 에스트레뉴 빌딩 2103호에 위치했는데, 이덕훈과 송재국이 매일 출근하다시피 했다”고 말했다.

시사저널은 비밀 선거캠프 운영에 연루된 인사들이 모두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이재만 및 안봉근 비서관 등에 대한 시사저널의 답변 요청에 “아는 바 없다”, 새누리당 측은 “당시 불법적인 선거 활동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답변할 내용이 없다”, 서강바른포럼 관계자는 “금시초문인 얘기”라고 밝혔다. 이덕훈 수출입은행장도 “서강바른포럼 사무실 이전 및 선거지원운동에 대해 언론에 보도된 것 이와 아는 바가 없고 서강바른포럼 사무실 등에서 선거지원운동에 동참한 바 없다”고 밝혔다. ideaed@kmib.co.kr